詩篇(推敲)詩房267 산수유의 꿈 / 2- 47 산수유의 꿈 /淸草배창호 자신만의 색깔을 갖고 자신만의 길을 가는 것처럼 멋진 일은 없다 시렁에 얹힌 가지런한 햇빛처럼 지평의 행간에는 생동의 봄이 가지마다 경이로운 산수유의 봄을 일깨우며 꿈을 피운 탄성이 절로 새어 나온다 눈물겨운 고난의 여정에서 안착까지는 바람에 누워버린 섶의 결로를 삼키며 꽃샘의 투기로 화들짝 움츠린 길목에서 부시시 덜 깬 봄살을 위안 삼아 외로움을 멈추고 싶어서일까, 그리움이 깊어도 때 되면 꽃은 피는데 툇마루에 걸터앉아 손에 닿을 듯한 흠모하는 이 신음을 어찌하랴, 금방이라도 초록 비가 쏟아질 것 같은 하늘이 있고, 갈애의 통증으로 되살아나는 윤회輪回의 쳇바퀴를 몰랐을 뿐이라지만 밀물져오는 봄의 정점인지도 모르겠다 Katie Melua - The one I love is gon.. 2023. 3. 11. 봄의 序曲 / 2- 46 봄의 序曲 / 淸草배창호 해동의 봄은 아직은 호젓한데도 섶의 이슬을 짓밟으며 가는 동안 때론 잔설 덮인 응달에는 낙엽교목에 쌓인 가랑잎을 뚫고서 복수초가 봄아! 고개를 내밀 때면 노루귀도 덩달아 자신만의 색깔을 갖고 곳곳에서 부풀어 오르는 우북한 설렘들이 조화롭게 이어주는 풀의 초연함을 본다 초록의 비가 쏟아질 것 같은, 바람이 산등성을 넘어갈 때쯤이면 겨우내 황량한 거친 들녘에 푸른 산과 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한 줌 햇살로 가장 내밀한 속 뜰의 첫눈을 틔운 춘정의 기개가 길목 마당귀에 툭툭 튀어나온 동화의 눈부시게 아름다운 봄의 서막이다 세레나데 에스파뇰라 - 스테판 핀테프"Serenada Espanola - Stefan Pintev" 2023. 3. 10. 三月에 든 바람새 / 2- 45 春三月에 든 바람새 / 淸草배창호 저 빙점의 눈꽃을 털어낸 바람은 어디에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지 간절히 기억되는 뜨거운 소망처럼 얽매이지 않고 일탈을 일삼는 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 한다지만 혹한에 억지 겸손이 되었어도 남풍이 일 때마다 하마 하마하든 꽃망울 이슬을 탕진하고서 해묵은 가지 끝에도 사색을 흘리듯이 매달았다 꽃피는 춘삼월이라고 해서 어찌 늘 좋은 날만 기대할까마는 미리 예단할 수는 없지만 귓불이 불그스레한 꽃샘이 취한 듯이 몰아붙이는 시린 쳇바퀴, 고난의 변이變異는 필연적이라서 환한 민낯으로 흐르는 개울물처럼 알아서 자기 길을 만들어 가듯이 자연스레 흐름에 맡기는 이 봄날처럼! Limensita (눈꽃속에 핀 꽃) · Five Sense *(순우리말: 바람새 =바람이 부는 모양)"Lime.. 2023. 3. 9. 산수유 / 2- 44 산수유 / 淸草배창호 돌각담을 기어오르는 봄 햇살에 가지마다 매달린 노란 봄바람이 일어 젖빛 운해로 덮인 행간에는 하해河海를 입은 꽃별의 전사들 들뜬 봄은 동공조차 깍지 씌운다 빈 가슴 털어내는 소리를 듣다가 봄비 소리에 다가온 바람의 춘정이 눈부신 사랑의 눈을 틔웠고 깊은 그리움의 만남이 있는 이 봄에 봄눈을 뒤집어쓴 채로 말없이 재 넘는 초승달처럼 설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아니한 생동으로 꽃피운 춘삼월, 빛살만큼이나 통째로 드러내고 싶은 서정抒精의 봄볕을 파고들었다 한겨울의 눈발도 강단으로 견딘 경이로운 생명의 끈끈한 입김으로 꽃망울을 밀어 올린 서막에서 시가의 마지막 구절은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그날까지이든가. Evening Bell(저녁 종소리) - Sheila Ryan (산수유의 꽃말은 영원불변이.. 2023. 3. 3. 봄은 이렇게 오더이다 / 2- 43 봄은 이렇게 오더이다 / 淸草배창호 밤새 까치발로 추적이는 봄비! 두레박에 넘쳐나는 바람의 징표처럼 이제 막 선잠에서 깨어난 춘풍春風의 옹알이가 애오라지 남쪽 가지에 매달렸습니다 휘정거리는 봄비가 오고 님의 입김 같은 가냘픈 울림이 설레발로 기웃거릴 때이면 서걱대는 섶 대궁에도 생기가 돌아 조신한 매무시로 풀어헤친 마중물이 풀물 오른 봄을 아낌없이 빚을 것입니다 곳곳에서 부풀어 오르는 유장한 눈부신 잎새 달의 달달한 물관으로 또록또록 꽃눈을 뜨고 봄볕에 그윽이 눈 내리깔고 다가올 님이 참 밉도록 기다립니다 세레나데 에스파뇰라 - 스테판 핀테프"Serenada Espanola - Stefan Pintev" 2023. 3. 1. 친구여! / 2- 42 친구여! / 淸草배창호 뻐꾸기 구슬픈 여운이 너무 아릿해 재 너머 오솔길이야 늘 그 자리에서 반겨주지만 물결처럼 일고 있는 흉금 없는 그리움들, 네 안부가 궁금해 소용돌이치는데도 뜸한 발걸음에 풀 섶만 앞다투어 무심한 덤불로 채워졌다 눈부신 봄날은 어디로 가고 이제는 졸음 겨운 별빛처럼 노을길 접어든 땅거미 청춘은 산등성 서리맞은 억새꽃을 닮았구나 변하지 않는 건 일상의 흐름뿐이지만 다가오고 다가서는 일에 무에 우선을 둘 수 있으랴마는 되돌아오지 않는 강물이 되었으니 보고 싶을 때 하시라도 네, 있었는데 툇마루 기둥에 걸린 아련한 향수처럼 마을 어귀 해묵은 느티나무 같은 그리운 친구여! 조용필- 친구여(기타 연주곡) 2023. 2. 27. 이전 1 ··· 6 7 8 9 10 11 12 ··· 4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