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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초의향기/사색의 詩房93

일출 일출 / 淸草배창호먼 산, 어깻죽지에 얹혀올곧게 불붙은 정절의산 하나 덩그러니 온통 동녘의 하늘가에 진달래 지천으로 나푼대는 고향 뒷동산,  동해의  푸른 물결 위로 치솟아환희로 남실대는 빛살이 품어 안은 온 누리에 밝히니 꺼지지 않는 심오한  본연의 자전하는 저 경이로움, 조곤조곤 쳇바퀴 하는 그저 일상을 세월이 흘러가는소리..Michael Hoppe - BelovedMichael Hoppe - Beloved 2025. 3. 2.
그리고 시류時流의 요지경 / 3- 80 그리고 시류時流의 요지경 / 淸草배창호 삿갓 눌러쓴 잠이 덜 깬 희멀건 수은 등이 하품을 해대며 게슴츠레 빛조차 잃어간다 회색빛 얼룩진 도시의 안개가 스멀스멀 뒤꽁무니 내뺄 때 바람서리에 절여 후줄근해진 골목길이 꺾이고 패이고, 어지럽게 뒤집힌 적나라한 세상을 연출한다 창문 사이 뚫고 들어온 빛살만큼이나 꺼질 줄 모르는 삶의 불씨인데 일상의 고단함이야 반복으로 여닫지만 여명의 햇살은 동구 밖 당산나무처럼 외면치 않았건만, 꿈에도 생각지 못한 절체절명의 위기에 무궁화는 민초民草를 져버리지 않았어도  시대의 흐름이 층층의 퇴적으로 쌓여 산화하는 파도가 억 구답다 복사 꽃피는 고향 골목길, 향수는 예나 지금이나 아련한 그대로인데 James Last - Who Are WeJames Last - Who Are We 2025. 2. 9.
그 겨울의 담쟁이 / 3- 76 그 겨울의 담쟁이 / 淸草배창호 겨우내 성에의 일생은 차마 한순간이래도 야단 떨지 않는데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하늘도, 땅도 뒤흔드는 살얼음 딛는    분별없는 촌극이 홍수를 이룬다 철썩이며 절벽을 야금야금 패게 하는파도는 날로 꼭짓점으로 치달아틈새마다 무리를 이루는  시류時流가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엄동嚴冬이 칼날같이 매섭고 혹독하여도 해빙解氷의 봄 꿈을 향한 시작의 발판은 사계四季가 품어야 할 섭리이듯이 창 너머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더라 바람은 불어야 바람인 것을,생명의 존엄을 향해 영겁을 마다 않고  담벼락을 기어오르는 담쟁이의 사투가 여기 있지 않은가 안단테 음악 - 그녀의 눈물  안단테 - 그녀의 눈물 2025. 1. 15.
사이 間 / 3- 74 사이 間 / 淸草배창호 비, 바람이 일 때마다 시시비비 천둥이 정곡을 찌른다 외올베 무명천이라면 어쩌랴 사분오열 씨줄 날줄로 얽히고설킨 틀에 홍수처럼 쏟아진 잔상들만 한껏 양산되었다 어둠에서도 빛을 발하는 건 자질의 영역이지만 물의 흐름처럼 속박받지 않는 순리를 잊고 살지는 않았는지 좌우의 영역에는 그들만이 일궈 놓은 대칭의 고리가 스스로 분에 넘치는 수렁에 빠져서  제어하지 못하는 욕망이 문제일 뿐 정직을 방점에 두었더라면 야단법석의 난장亂場이 되지 않았겠지만 시류時流의 쓰나미에 상흔을 입은 탄핵이란파고의 행간을 넘어야 하는 군중을 보라! 광장의 함성이라는 절규는 민들레 홀씨되어 들불처럼 번진다 딱히 정해진 바 없어도 법치가 무너지면나라의 근간을 잃어 운신하기 나름이라지만 존엄의 근본에 의미를 두는 일.. 2025. 1. 7.
무애無㝵 / 3- 73 무애無㝵 /淸草배창호 산다는 건 오직 사람이 하는 일인데도 욕망을 다스리는 길을 잃어버렸으니 해서 되는 일과 안 되는 일이 있는데 허하고 피폐한 몸꼴로 사선을 그어 놓고 엄동 밤 찬 서리쯤이야 객기를 부린다 한기에 비틀거리는 틈새에도  생명이 잉태되듯이 머문 자리가 아름다운 동녘의 햇살은 환희로 몽매하듯 전신에 떨림으로 요동치고 있건만 시대의 변천에서 권불십년은 옛말이 되었는데 무소불위의 기세는 하늘을 찌르듯 사상누각인 줄은 꿈엔들 생각했을까, 역사는 단죄로 국운의 운명을 걸었으니  삿된 몽환에서 깨어날 수 있다면                                                                         교만에 찬 무지를 쉬이 끊어낼 순 없어도 일장춘몽의 재만 남긴 .. 2025. 1. 2.
소망 / 3- 72 소망 / 淸草배창호 먼동이 이슥히 깰 무렵이면 밤새 찬 서리 농단으로 바람조차 꽁꽁 옹이가 되었어도 새날을 향한  쉴 새 없는 생각의 갈래들 동녘의 지평이 활화산처럼 덩그렇다 엄동은 뼛속까지 오그라들게 하고 송곳니처럼  악문 서리 낀 빗금의 창도 해 오름이면 이내 사그라질  무늬도 없고 실체도 없는  성에의 일생일 뿐인데 야속해도 놓고 가는 건  세월의 흔적들일 뿐, 그슬릴 수 없는 강물이 되었다 타오르는 빛살을 보고 있노라니 풍진세상風塵世上도 세상사 이치인 것을, 강물이 바다를 바라기 하듯이 고요한 평정을 마다하는 나락에 함몰되지는 말아야지 마음의 벽만큼 두꺼운 것도 없고 허물어지지 않는 벽 또한 없는 것이기에 Autumn Leaves / Eva Cassidy 2024. 12.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