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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채의향기/가을의 詩編31

저물녘 내리는 이 비는 / 3- 66 저물녘 내리는 이 비는 /淸草배창호  가시라는 가랑비가 내립니다 저물녘을 적시는 이 비는 산자락 단풍 물결의 풍치마저  바람이 휘젓는 낙숫물처럼가랑잎으로 달랑이는 저 한 잎마저이미 이별을 예감하고 있듯이 해 저문 어스름 길에 들고 보니 처연한 애끓음 차마 어이하랴 꿈에 부풀었던 한 소절素節도 상고대 핀 입동立冬에 닿아갈밭 억새꽃도 한때인 것을, 오늘이 뒤안길로 마침표 찍을 때어제의 누군가는 옛사랑이 되었습니다가랑가랑 추적이는 이 비처럼 못 잊어, 못내 떠나보내야만 하는부슬부슬 소슬한 눈물샘이 되었습니다소절素節 . 명사‘가을철’을 달리 이르는 말 Claude Ciari - Yogiri no SilhouetteYogiri no Silhouette - Claude Ciari 2024. 11. 17.
山菊, 저문 가을에 / 3- 65 山菊, 저문 가을에 / 淸草배창호    서늘한 한기가 삭신에 닿는 새벽녘, 뿔뿔이 맺힌 이슬을 붙들고 있는  노란 꽃 머리에  서리가 하얀 상투로 앉았다 입동의 문턱에서 뒤안길로 향하는 만추,관조에 든 시절 인연이 파동치는데도 밤새 어엿이 운을 띄운 고즈넉이 시구詩句로 재탄생한 볼수록 빼어난 네, 실금처럼 처연히 스며든 山菊의 향기는 상고대 핀 도도한 시린 날밤도하시라도 품고만 있었으니 묵묵한 세월 쉬이 물리지도 않았을까, 어찌 흠모로 빚지 않을까마는 행복은 소유에 있지 않고 나눔이라는데늘 입에 달고 사는 지겹게도 가랑가랑 눈에 콩깍지 씌었는지 모르겠다 Kevin Laliberte - El Ritmo De Amor "꽃말은 순수한 사랑"Kevin Laliberte - El Ritmo De Amor 2024. 11. 12.
억새 평전平田 / 3- 64 억새 평전平田 / 淸草배창호 산 능선, 은빛 모래톱이 출렁인다 깊어지는 가을 찬 서리에  가슴 졸이는 독백獨白의 날밤이지만 이내 길 떠날 채비를 서두르니 바람에 내맡긴 하얀 꽃무릇, 신들린 나부낌이 슬프도록 찬연하다 생을 다한다는 건 지극히 슬픈 일이지만 억새다운 윤회輪廻의 쳇바퀴인걸림 없는 인연의 끝이라 해도 검붉게 여물은 호시절에서 빚은그윽하고 선선한 달빛을 마시는맑고 서늘함은 이보다 더할 수는 없었다 하마 바람도 따라갈 수 없는 집착조차털어낸 이내 대궁으로 사위어 가면서도 발자국조차 읽을 수 없는 홀씨 된 마음, 기약 없는 먼 훗날을 뒤 남기고 눈꽃으로 핀 그리움일랑 바람에 띄웠으니 그래도 눈이 부시도록 저문 가을아! Once Upon A Time In The West - Harmony Highwa.. 2024. 11. 7.
구절초 / 3- 63 구절초 / 淸草배창호 소슬바람이 한 소절씩 지나칠 때면 취하도록 깊은 울림이라서 이 한철만의 산야에는 그윽한 운치가 산자락에 눈만 흘겨도 지천으로 잔잔히 늘어놓고 있습니다 가히 절색은 아닌데도 입동을 지척에 둔 오롯이 상강霜降의 찬 이슬 머금은 채 티 내지 않아도 차마 삼킬 수 없는 고즈넉한 만추滿秋의 사색으로  아낌없이 품은 그리움을 놓고 있는 구절초!  붉게 물든 낙조에 눈시울 붉힌 행간마다    엄니의 여민 하얀 옷고름처럼 눈길 닿는 곳마다 흉금 없는 회포를 풀어 넘치도록 아련하기만 한 연민의 자태여! 갈바람에 이내 떠나갈 사랑이라도   천혜天惠의 꽃머리, 애틋하고도 곱습니다 УХОДЯЩАЯ ОСЕНЬ композитор Сергей Грищук나가는 가을  /작곡가 세르게이 그리스척 구절초의 꽃말.. 2024. 11. 3.
아름다운 만추晩秋 / 3- 62 아름다운 만추晩秋 / 淸草배창호    돌 개천 상강霜降을 타고 서정抒情을 펼치는 산자락에 밤새 무서리 하얗게 내려앉아 눈부신 날이 엊그제 같았는데 처연한 결 따라 홀로 저문 가을아! 차마 내칠 수 없는 그리움을 어찌하라고 울림 없는 메아리가 되었어도  깊어지는 가을을 그대로 빼닮은 듯이 기러기 울 어에는 만추晩秋로 기울 때면 이슥해 가는 눈길 닿는 곳마다   산은 불타는 노을로 화답하고 있건만 강둑에 나앉아 공허한 가슴을 쓸어내리는 신열로 사윈 애수에 젖은 억새의 독백이, 스산한 솔바람에 숨비소리 쏟아내듯 영원한 것은 없다고 읊조리는 찬미讚美의 가을 앓이조차도 닿을 수 없는 저버릴 수 없는 곡절의 까닭이 되었습니다   Amanda Miguel - Cenizas(불타고 남은 재) "인사말" 가퇴원 후, 1.. 2024. 10. 31.
가을 소곡 / 3- 61 가을 소곡 / 淸草배창호 해맑은 낯빛이 그윽한 청자를 빚었다 고추잠자리 스산한 해거름인데도 구애가 한창 시시덕 휘지르며 서슬 퍼런 영화도 한 치 앞을 내다볼 줄 몰랐다 빼어난 곡선은 아니지만 낭창한 곁 지기를 빼닮았으니 메밀꽃이 그렇고 가녀린 코스모스가 그렇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호젓한 네, 어쩌랴 무망에 걸린 갈꽃 대궁을 닮아 곰삭은 한때도 이내 사위어 가는데 호시절 어디에 두고 차마 예까지, 갈바람이 이내 거두어갈지라도 딱, 이만 치면 욕심이 아닌데도 어이해 혼신을 불어 넣는 사색에 베갯머리 뉘었으니  텅 빈 무심만 훠이훠이! 가을 앓이에 서늘한 그리움만 귀로에 든다 Mila Khodorkovsky - El pescador de perla (소환의 시간)유튜브 동영상의 가을 소곡은 유트뷰 시작 .. 2024. 10.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