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채의향기/가을의 詩編30 山菊, 저문 가을에 / 3- 65 山菊, 저문 가을에 / 淸草배창호 서늘한 한기가 삭신에 닿는 새벽녘, 뿔뿔이 맺힌 이슬을 붙들고 있는 노란 꽃 머리에 서리가 하얀 상투로 앉았다 입동의 문턱에서 뒤안길로 향하는 만추,관조에 든 시절 인연이 파동치는데도 밤새 어엿이 운을 띄운 고즈넉이 시구詩句로 재탄생한 볼수록 빼어난 네, 실금처럼 처연히 스며든 山菊의 향기는 상고대 핀 도도한 시린 날밤도하시라도 품고만 있었으니 묵묵한 세월 쉬이 물리지도 않았을까, 어찌 흠모로 빚지 않을까마는 행복은 소유에 있지 않고 나눔이라는데늘 입에 달고 사는 지겹게도 가랑가랑 눈에 콩깍지 씌었는지 모르겠다 Kevin Laliberte - El Ritmo De Amor "꽃말은 순수한 사랑"Kevin Laliberte - El Ritmo De Amor 2024. 11. 12. 억새 평전平田 / 3- 64 억새 평전平田 / 淸草배창호 산 능선, 은빛 모래톱이 출렁인다 깊어지는 가을 찬 서리에 가슴 졸이는 독백獨白의 날밤이지만 이내 길 떠날 채비를 서두르니 바람에 내맡긴 하얀 꽃무릇, 신들린 나부낌이 슬프도록 찬연하다 생을 다한다는 건 지극히 슬픈 일이지만 억새다운 윤회輪廻의 쳇바퀴인걸림 없는 인연의 끝이라 해도 검붉게 여물은 호시절에서 빚은그윽하고 선선한 달빛을 마시는맑고 서늘함은 이보다 더할 수는 없었다 하마 바람도 따라갈 수 없는 집착조차털어낸 이내 대궁으로 사위어 가면서도 발자국조차 읽을 수 없는 홀씨 된 마음, 기약 없는 먼 훗날을 뒤 남기고 눈꽃으로 핀 그리움일랑 바람에 띄웠으니 그래도 눈이 부시도록 저문 가을아! Once Upon A Time In The West - Harmony Highwa.. 2024. 11. 7. 구절초 / 3- 63 구절초 / 淸草배창호 소슬바람이 한 소절씩 지나칠 때면 취하도록 깊은 울림이라서 이 한철만의 산야에는 그윽한 운치가 산자락에 눈만 흘겨도 지천으로 잔잔히 늘어놓고 있습니다 가히 절색은 아닌데도 입동을 지척에 둔 오롯이 상강霜降의 찬 이슬 머금은 채 티 내지 않아도 차마 삼킬 수 없는 고즈넉한 만추滿秋의 사색으로 아낌없이 품은 그리움을 놓고 있는 구절초! 붉게 물든 낙조에 눈시울 붉힌 행간마다 엄니의 여민 하얀 옷고름처럼 눈길 닿는 곳마다 흉금 없는 회포를 풀어 넘치도록 아련하기만 한 연민의 자태여! 갈바람에 이내 떠나갈 사랑이라도 천혜天惠의 꽃머리, 애틋하고도 곱습니다 УХОДЯЩАЯ ОСЕНЬ композитор Сергей Грищук나가는 가을 /작곡가 세르게이 그리스척 구절초의 꽃말.. 2024. 11. 3. 아름다운 만추晩秋 / 3- 62 아름다운 만추晩秋 / 淸草배창호 돌 개천 상강霜降을 타고 서정抒情을 펼치는 산자락에 밤새 무서리 하얗게 내려앉아 눈부신 날이 엊그제 같았는데 처연한 결 따라 홀로 저문 가을아! 차마 내칠 수 없는 그리움을 어찌하라고 울림 없는 메아리가 되었어도 깊어지는 가을을 그대로 빼닮은 듯이 기러기 울 어에는 만추晩秋로 기울 때면 이슥해 가는 눈길 닿는 곳마다 산은 불타는 노을로 화답하고 있건만 강둑에 나앉아 공허한 가슴을 쓸어내리는 신열로 사윈 애수에 젖은 억새의 독백이, 스산한 솔바람에 숨비소리 쏟아내듯 영원한 것은 없다고 읊조리는 찬미讚美의 가을 앓이조차도 닿을 수 없는 저버릴 수 없는 곡절의 까닭이 되었습니다 Amanda Miguel - Cenizas(불타고 남은 재) "인사말" 가퇴원 후, 1.. 2024. 10. 31. 가을 소곡 / 3- 61 가을 소곡 / 淸草배창호 해맑은 낯빛이 그윽한 청자를 빚었다 고추잠자리 스산한 해거름인데도 구애가 한창 시시덕 휘지르며 서슬 퍼런 영화도 한 치 앞을 내다볼 줄 몰랐다 빼어난 곡선은 아니지만 낭창한 곁 지기를 빼닮았으니 메밀꽃이 그렇고 가녀린 코스모스가 그렇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호젓한 네, 어쩌랴 무망에 걸린 갈꽃 대궁을 닮아 곰삭은 한때도 이내 사위어 가는데 호시절 어디에 두고 차마 예까지, 갈바람이 이내 거두어갈지라도 딱, 이만 치면 욕심이 아닌데도 어이해 혼신을 불어 넣는 사색에 베갯머리 뉘었으니 텅 빈 무심만 훠이훠이! 가을 앓이에 서늘한 그리움만 귀로에 든다 Mila Khodorkovsky - El pescador de perla (소환의 시간)유튜브 동영상의 가을 소곡은 유트뷰 시작 .. 2024. 10. 15. 꽃무릇 / 3- 60 꽃무릇 / 淸草배창호 그윽한 가을 초입의 고요한 이맘때면 유정幽靜의 접싯불 밝히며 귀뚜리 울어대는 아득한 옛적부터 해로할 수 없는 슬픈 언약이 꽃술에 아롱진 그리움을 피웁니다 이제나저제나 오직 당신이지만 그리움도 지나지면 독이 된다는 것을 달빛에 문드러진 가슴 한쪽 토혈을 쏟은 생의 불꽃을 지피는 꽃무룻 비바람에 씻겨 갈 그 길을 차마 어쩌지 못해 어긋난 조각들이 상흔을 파고들듯이 전설로 핀 이끼 낀 돌담마다 아물지 못한 시름 깊은 풍유諷喩로 빗댄 두고 온 속세에 매듭조차 끊지 못한 구름에 묻힌 낮달이 된 애절한 넋이여! 뒷담 벼락 앞에 얼마나 사무쳤으면 자리보전하였을까, 소로소로 댓 닢에 구르는 빗소리를 들으며 애달프도록 기다리다 화석花席이 된 네, 한탄에 겨워 핏빛 눈물샘 오롯이 피었더.. 2024. 9. 24. 이전 1 2 3 4 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