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초의향기271 간이역 / 4- 03 간이역 / 淸草배창호 주마등의 궤적 소리에 부슬부슬 비 내리는 정거장, 까마득히 잊힌 줄만 알았던 생경한 미소가 무던히도 그립습니다 이미 흑백의 빛바랜 사진이 되었어도 그리움이 깊어 미어지는 가슴마저 차마 어쩌지도 못한 뒤안길마다 석별의 지난날들이 숯등걸처럼 젖빛 운해로 덮였습니다 지난 한때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언제 어디서 왔다 어떻게 갔는지도 모를 잔잔한 기쁨마저 함께 할 수 없는 바람벽에 부딪혀 가물가물 사위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시나브로 간이역으로 남은 밀어낼 수 없는 미완의 파도처럼 하우夏雨의 어느 하늘 아래 엇진 인연의 나눌 수 없는 안녕이라는 마음 하나입니다 Evening Bell(저녁 종소리) - Sheila Ryan (저녁 종소리) 2025. 6. 14. 유월에 핀 당신입니다 / 4- 01 유월에 핀 당신입니다 /淸草배창호창포 물로 머리를 감은 엊그제이건만 시렁 줄에 맺힌 옥빛의 유월은, 참고 기다린 세월에 애간장을 녹인 온통 전율케 쏟아지는 빛살의 물결이 감히 하늘, 바다를 견주려 합니다 고락苦樂의 땟물이 묵을수록 짙은 초록의 이끼처럼 조그만 샛강이 흘러 섶 벌을 평정한 강물처럼, 보리밭 이랑에는 눈밖에 띄지 않는 감자꽃이 수더분하고 뻐꾸기도 한철이라는 멀고도 가까운 곳에 있는 그 이후를 강단의 바윗등을 감싼 채 가는 동안 환희에 싸인 접시꽃의 다감한 눈빛들 언제 그랬냔 듯이 그윽한 파노라마, 보란 듯이 우뚝한 절창絶唱의 유월입니다 Degi - Setgeliin EgshigDegi - Setgeliin Egshig 2025. 6. 2. 오뉴월에는 / 4- 0 오뉴월에는 / 淸草배창호 오뉴월은, 남청빛 하늘을 품었듯이 어찌 절로 새어 나오는 탄성은소로소로 내리는 풀물 비에 적신 잎새마다 찬 이슬에 소름 돋는 상흔처럼 전율 일게 한다 매혹의 이 열정을 차마 어찌하랴, 눈부신 사랑의 행간이 이미 내 안에 흉금 없이 스며든 참고 기다림이 다반사인데 가시에 찔려 상처를 남긴다 한들 집착에도 걸림 없이 미려한 네, 어찌 꿈의 길섶마다 찾아 헤매야 할미혹의 경계를 뛰어넘고 싶은 격정의 몽환夢幻에 두려움이 잃었어도미어지도록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네게서 후회 없는 사랑이기를 배웠으니. Chyi Yu - Songs And SilhouettesChyi Yu - Songs And Silhouettes 2025. 5. 26. 가시리잇고 / 3- 99 가시리잇고 / 淸草배창호 그윽한 열꽃을 피워내는 비록 한때라 할지라도 모든 것을 초월할 수 있는 사랑은 오직, 가슴으로 느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잊지 않겠노라는 그 언약도 허공속에 빈 메아리인 줄 알면서 지난날 청사초롱 같은 아름답든 한때도 빛바랜 지문처럼 드리웠다가 사랑이라는 강나루에 섰건만 영영 닿을 수 없는 간이역이라서 하마 벗어던질 때도 되었는데 네, 생애에 뛰어들어 눈길 닿는 곳마다 하염없이 새겨진 울림 없는 묵은 안부만 뒤적여보지만 거슬 수 없는 물살이 저리 깊어 세월 속에 묻혀가는 재 넘는 초승달의 미어지는 정한情恨의 가슴앓이만 되었습니다 Denean - SundancerDenean - Sundancer 2025. 5. 21. 흐름을 놓고 가는 (潮流) / 3- 98 흐름을 놓고 가는(潮流) / 淸草배창호 돌 개천 바윗등에 걸터앉아 자적하는 구름을 벼늘로 쌓아 굴러가는 세상 이야길 듣고 있노라니 고여 있는 바람의 허물들 상처뿐인 세월의 주름골투성이지만 반전의 척을 지고 온 오늘의 민낯이다 보는 게 전부가 아니라 하지만 좌판坐板 벌인 난장에는 곳곳에 그물처럼 위선으로 둘러쳐 민중의 함성을 도외시하는 분칠한 얼굴이 정화에 편승하여 아무 일 없다는 것이 놀랍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닮듯이 시냇물에 동동 떠내려가는 저 낙엽은 과연 무슨 생각에 잠겼을까. Serenada Espanola - Stefan Pintev"Serenada Espanola - Stefan Pintev" 2025. 5. 17. 오월아! / 3- 96 오월아! / 淸草배창호 물안개 머물다 간 날은 초록을 맞이하는 눈부신 빛살마저 초야에는 미어지도록 터져 이파리마다 청빈한 수혈로 넘쳐난다 시시로 변한다는 건 거슬 수 없는 봄날의 환희가 오롯이 파동치는 무등 탄 찔레 꽃향기가 풀물 바람에 얹힌 오월! 하룻볕이 어디냐고 유난 떨어도 네 닮기를 바라는 마음이야 까시랭이 솟은 청보리 문양에서 진혼곡 아지랑이 울려 퍼지는 슬픈 뇌옥 같은 전운의 선을 그어놓고 찾아 헤매야 할 끝없는 목마름, 창포 꽃망울 밀어 올리는데도 차마 무량한 풍경을 어이 우러러보랴 박인희- 스카브로우의 추억박인희 - 스카브로우의 추억 2025. 5. 5. 이전 1 2 3 4 ··· 4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