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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채의향기142

등꽃을 닮은 네 / 3- 95 등꽃을 닮은 네 / 淸草배창호 일생에 단 한 번 뿐인 인연도 있는데 숲 덤불마저 초록으로 거듭나는 순연純然이 깨어나는 산자락에 잠시 잊었든 그리움이 산 능선을 휘감고 있는 달무리 같아서 구름 비를 기다리는 꽃의 일생이런가 지극히 맑고 고요한 사슬에 묶여있어도 4월의 소나기를 사랑하는 것과 같이 기척 없이 피었다가 말없이 진다 해도 네, 생애 속에 뛰어들어 공허함을 하마 벗어버릴 때도 되었는데 하얗도록 해 질 녘까지 치르고 싶은 신록의 산과 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파르르 깨어나는 시절 인연에 산사山寺의 연등을 밝힐 이맘때면 시름겨운 세상을 바라보는 미망에 찬 사랑일지라도, 초롱 등꽃은 질 때까지 더없는 충만을 베풀었습니다 Righteous Brothers - Unchained Melody 등꽃(꽃말).. 2025. 4. 27.
진달래 꽃술을 빚어 / 3- 94 진달래 꽃술을 빚어 /淸草배창호 진달래 겹겹이 산허리를 휘감고 도는 서리 묻은 봄날 꿈의 길섶마다 열꽃이 핀외롭고 쓸쓸한 밤이 그 얼마였든가 화엄華嚴의 바다에 뛰어든 네, 환생이 불끈 동여맨 무딘 가슴 옷고름 풀듯이 四月의 소나기를 사랑하는 일입니다 꽃샘의 일탈로 사이가 뜬 때도 있었지만 기억에서 멀어진 희미한 옛 추억이 매년 이맘때 잊힌 줄만 알았던 산등성 자욱한 안개처럼 진홍빛 연서로 울먹인 마음을 산산이 흩트려 놓습니다 서정으로 쟁여둔 곡선의 봄날은 해와 달처럼 초연히 보라 하지만 찾아 헤매야 할 끝없는 목마름,꽃 한 송이에 담을 수 있는 참꽃술이라도 빚어 서산으로 지는 해라도 붙들어 볼까 합니다 Flying To The Moon (떠난 날을 위한 엘레지) - Utada Hikaru"Flyi.. 2025. 4. 19.
봄눈 속에 핀 이설梨雪 / 3- 93 봄눈 속에 핀 이설梨雪 / 淸草배창호 노고지리 우짖는 봄의 정취가 꿈을 펼치는 탄성의 4월인데도 봄날을 망각한 때아닌 봄눈이 하얀 꽃잎을 아지랑이처럼 삼켜버린 단 하나의 문장이 된 네, 차고 매서운 진통이 있기까지 지나가는 바람의 숱한 어느 날처럼 아직도 읽을 수 없는 격변의 희비에 얹혀 나릿물처럼 떠나야만 했던가 환희의 호시절을 어 이하라고 연민으로의 한 순을 사윈 행간에서꽃잎 하나 있었을 뿐인데 멈출 수 없는 그만치에 가까이 곁에 두고 싶은, 침묵의 꽃이라 불러도 좋을 하얀 그리움을 새기려는 게 욕심일까. George Zamfir - The Lonely Shepherd 이설梨雪: 눈처럼 흰 배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George Zamfir - The Lonely Shepherd" 2025. 4. 14.
들꽃 / 3- 92 들꽃 / 淸草배창호 바람이 실어 나른 홀씨의 애틋한 사랑 하늘을 이고 땅에 뉘었으니 낯설고 물설다 해도 구름을 닮은 네, 초록의 여린 잎사귀에 맺힌 이슬방울 보는 것이 참 좋다 빼어나지 않아 눈길조차 주는 이 없어도 허리 굽혀 쭈그리고 앉아 바라보는 고즈넉이 곰살스런 동색을 느꼈으니 신열을 앓았어도 욕심 없는 환한 네, 마주할 수 있어 참 좋다 작은 것 하나에도 행복해하는 더할 수 없이 순수한 그 마음이라서 바람이 서성이다 차마 밟고 가더라도 그래, 알면서도 모른 체하는 네, 예쁜 마음이 참 좋다 Carol Kidd - when i dream"Carol Kidd - when i dream" 2025. 4. 7.
꽃비, 봄날의 탄성이여! /3 - 91 꽃비, 봄날의 탄성이여! /淸草배창호 바람이 꽃잎 데리고 고요히 떠나는 날 이제 때 되었노라 가야만 하는  심금 울리는 환희가 짧은 저 꽃잎에    처연한 꽃비로 이별을 대신하는 일보다 속울음 삼키는 일이 더욱 괴로운 일인데                끝없이 관조에 든 풍경을 불러들여 토혈하듯 그윽한 떨림을 늘어놓는  가시리의 흔적들이 호수에 잠긴     달빛으로 상념에 든 하세월을 독백하듯   눈에서 멀어질 훗날 너머는 차마 어땠을까, 봄 눈처럼 꽃잎이 이내 사라지고 말 더없이 그리운 것들이여! 쫓아오지 못하는 그 허사 밖에서 고요한 찰나에도 눈부신 봄날이라 하지만 살풀이하듯 가슴앓이마저 샛강처럼 네, 자죽자죽 흘러가려 하는가 자죽자죽; (제주의 방언)          Chyi Yu - Songs & .. 2025. 4. 1.
四月의 언덕에는 / 3- 89 四月의 언덕에는 /淸草배창호 목련꽃 피는 촉촉해진 봄날 환한 미소에 눈이 부시고 해를 내밀듯 꽃바람에 입맞춤하고 싶어도  쉬이 눈시울이 바르르 일고 있습니다 산 뻐꾹새 울음소리에 살내음 나는 그리움을 잊고 있었는지 4월 언덕의 회상에는 봄 눈의 허기처럼 그리움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먼 훗날이 없는 그 이후 봄 일지라도 돌아서는 순간 달달한 바람이 일어 하얀 꽃을 소로시 툭 터져주는 목련의 오롯한 자태에 사심 없이 빠져들었습니다 어쩌면 서로 찾아 헤매야 할 속마음을 감추는 대신 꽃잎과 이파리가 잔인한 사월의 엇갈린 관조에 들었어도 가려둔 속뜰을 환희 열어 보이고 싶습니다백목련은 순결, 깨끗함, 그리고 사랑을 상징. Chyi Yu - C'est La Vie (이것이 인생)C'est La Vie(세라비) .. 2025. 3.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