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篇(推敲)詩房267 백일몽의 선영線影 / 2- 87 백일몽의 선영線影 / 淸草배창호 2- 87 내 안에 음각된 오늘이 오기까지 뿔뿔이 맺힌 이슬을 짓밟으며 불볕에 턱까지 차오른 숨비소리에도 봉숭아 물들인 가지마다 꽃을 피우니 늘어지도록 흐드러진 네, 바라만 봐도 괜스레 눈시울이 떨립니다 환영이 일렁이는 서리 낀 동공에 핍진하게 빗금을 그어 놓았으나 언제인가는 모르겠지만 내 안에 엉킨 그리움의 뿌리 억지라도 잘라내고 싶어도 아니 되는 종잡을 수 없는 상흔의 저편이 되었습니다 낡고 찌들은 흑백 필름처럼 어쩌다 깊은 들숨을 들이마시며 온몸을 전율케 하는 소리의 행간을 채워나가는 이슬을 탕진하듯이 너를 기억하지 못하는 곳에 그림자 닮은 바람이 되려 합니다 연필로 쓴 퇴색된 글씨처럼 이 여름이 다 가도록 기다려야 한다면 내가 짊어지고 가야 할 운명이기에 늘 오늘처.. 2023. 8. 18. 蓮의 마음 / 2- 86 蓮의 마음 / 淸草배창호 둥근 잎새를 밀어 올린 긴 목선의 꽃대에 스쳐 가는 풍상의 시련조차 비록 꿈에 가물대는 관습의 민낯에 시공을 떠도는 그리움처럼 쉴 새 없이 참고 견뎌야 하는 엇각들의 사선斜線 없는 전율의 강이 흐른다 네, 한 줌 햇살에도 통속이라며 화답하는 찰나의 눈부신 길지도 않은 한철 생인데 비움으로 소로소로 지평을 열어가는 풍미風靡의 바람에도 의연한 환한 미소는 달빛처럼 고고하더라 비바람에 놀란 들끓는 불볕에 천둥이 간담을 서늘케 하는 욕망의 계절인데도 쉬이 꺾이지 않는 격조한 기품이 눈이 부시도록 어느 하나 버릴 것 없는 집착하지 않는 관념의 바람이 이토록 아름다운 蓮의 마음이라 하겠다 국악 명상음악 / 무소유 국악 명상음악 2(대금,가야금합주곡) 2023. 8. 16. 나리꽃 빗속에서도 피었더라 / 2- 85 나리꽃 빗속에서도 피었더라 /淸草배창호 먹구름 능선에 묻힌다 싶더니 이내 장맛비 내리는 이슥한 해거름 서정의 운율 같은 팔등신의 네 자태, 속살까지 환하게 적신대도 홍안에 풀어놓은 주근깨 문양을 어질 머리 도지듯이 정표로 놓았든가 비바람이 훑고 간 잠시 주춤하는 사이 자리마다 열병처럼 앓고 있는 망울진 그리움을 애써 불러 모았는지 호랑나비, 먹나비 춤사위로 처연히도 속 뜰을 곰삭게끔 덤불도 마다하지 않는 환상을 놓았더라 못내 옹이로 변해버린 회한이 남지 않으려면 어땠을까 그 자리에 하나같이 해 질 녘, 일과라도 치를 듯 실금처럼 오롯이 파동치는 장대 빗속에서도 단아한 네, 있듯이 Waltz Rain 비의 왈츠 / Frederic Chopin "일명(호랑이꽃으로 불리기도 한 산나리) "꽃말은 순결 존엄이라.. 2023. 8. 11. 고혹한 네, 있음에 / 2- 84 고혹한 네, 있음에 / 淸草배창호 하루도 힘겨운데 치성의 마음 아니고서야 셀 수 없는 염천의 들끓는 욕망으로 펼쳐진 환부의 시련을 얼마나 견뎌야 할까 이제 막 언약한 백날의 다짐은 고집스런 땡볕을 흔들어 댈 더할 수 없는 초혼 같은 환희입니다 티 내지 않고서도 분홍빛 꽃전을 지천에 놓고 있는 네, 그윽한 울림이 화촉을 밝혀 열흘이면 지고 말 편견을 내쳤으니 아무렴, 누가 감히 견줄 수 있으리 꽃 속에 깊은 망막의 바닷속으로 시름겨운 지친 눈길 닿는 곳마다 피고 지기를 노을처럼 일고 있는데 더위마저 잊은 체 지난날 그리움을 향한 닳도록 지문이 되어버린 독백인지 모르겠습니다 배롱나무 꽃말은: 부귀, 떠나간 벗을 그리워함' "배롱나무(목백일홍)는 7월에서~9월 초가을까지 핀다. Over Valley And M.. 2023. 8. 1. 산나리 / 2- 83 산나리 / 淸草 배창호 가시덤불 뒤엉킨 산자락에 유독 눈에 띄는 홍일점, 가녀린 긴 목선이 슬퍼도 보이련만 녹의 단장으로 펼친 물오른 절정이 감각의 시공으로 융단처럼 펼쳐진다 제목 없는, 무명의 바람이 이는 것도 눈에 보이지 않는 자유로움인데 무등탄 시절의 인연이라 하니 주근깨 수놓은 네 함박웃음은 낮달로 음각된 단아한 박제로 멈추었다 한여름 땡볕을 이고 온 네, 넘치지 않고 곁 지기로 와닿는 얼마나 속물적인 것이 본능적인지, 숲의 정취가 한껏 득음으로 산야를 덮어 팔등신의 하느적 네 춤사위 내 생애 운명 같은 임을 만났으니 Franck Pourcel - TBilitis의 테마Franck Pourcel - Theme From Bilitis 2023. 7. 27. 뇌성벽력 / 2- 82 뇌성벽력 / 淸草배창호 한여름 땡볕을 흔들어 대는 먹구름 가늠할 수 없는 이상기류인 줄만 알았는데 저마다의 몫이 있고 감당할 무게가 있건만 수평을 벗어난 기울어진 저울 눈금처럼 폭주하는 장맛비, 숨 가쁘게 파동을 친다 운치를 자아내든 옛적, 토담집 낙숫물 소리마저도 하루는 좋아도 이틀이면 지겨웠는데 벌거숭이 뭔들 못할까마는 바람도 따라갈 수 없는 세상에 뇌성벽력이 놓는 숨 가쁜 일침이다 탓으로만의 오독 뒤에 구름을 포갠 토사의 탁류가 빚은 상흔이건만 비바람이 맞닥뜨린 뒤꼍에 속물의 근성이 만연한 관습에 경고인지, 빗속에서도 꽃을 피우는 산나리를 보라! 회귀한 물길이 그저 통속의 바다이기를 Gheorghe Zamfir - Pluie D'ete 여름비Pluie D'ete - Gheorghe Zamfir 2023. 7. 22. 이전 1 ··· 3 4 5 6 7 8 9 ··· 4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