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篇(推敲)詩房267 홍수/시.59 홍수 / 淸草배창호 잊혀가는 문화, 어찌 양질의 낯빛을 기대할 까마는 달무리에 한낱 무엇을 기대한다고, 산허리조차 베어먹는 무리수를 두는지도 모른다 문물의 한계를 초월한 천체를 누비는 유토피아이래도, 자연 앞에 선 사이 間을 탓할 수 없는 한낱, 형상일 뿐이다 태엽은 시간을 좌지우지하지만 드러나지 않은 반복의 파열음조차 혼돈이라는 동요를 즐기는지 모르겠다 線을 긋는 잣대가 늘 변수라지만 가치의 흐름에 내맡긴 물길이 파양이 아닌 바다 같은 통속이기를, 짙디짙은 네 농염의 오만한 희열로 번들번들한 난장을 아낌없이 펼쳤으니 천변의 방둑을 노리는 피상의 상흔이란다 폭우가 휩쓸고 간 범람의 뒤끝에도 공제 없는 오늘이 솟는다 해는! 이념도 편견도 없으니까. "피상皮相 본질은 추구하지 않고 겉으로 드러난 현상. 2020. 8. 9. 우듬지/시.58 우듬지 / 淸草배창호 눈이 부시도록 관념의 바람이 두렵다 해묵은 각질이 층층으로 쌓여 가리개 하는 숲조차 창백한 굴절로 음각돼 중독의 덫은 늘 처음이 문제이지만 이슬처럼 사라지고 말 탕진을 짓밟으며 헛바람이 잔뜩 든 신음하는 복어같이 동동 떠 있는 섬이 되었다 쪽빛을 향해 핍진하게 묘사하는 일조차 광장의 함성이 분수와 같아서 맑은 조망을 펼쳤으면 하는데도 감각을 잃은 파도의 애환이 보루의 벽마저 허물어 선善의 민낯인 한계의 대척점일지도 모른다 시류에 표류하는 변천이라면 추종은 있어도 전횡을 긋는 통념의 이름을 도용하는 것들이라서 속 잎을 감싸는 겉잎처럼 푸른 바다의 포용을 닮아야 하듯이! 2020. 8. 8. 고혹한 네, 있음에/시.56 고혹한 네, 있음에 / 淸草배창호 하루도 힘겨운데 치성의 마음 아니고서야 불볕에 손가락으로 셀 수 없는 뜨거워진 댓바람을 얼마나 견뎌야 할까 이제 막 언약한 다가올 백날의 다짐은 초혼 같은 나날이기에 더할 수 없이 달궈는 환희입니다 티 내지 않고서도 분홍빛 꽃전을 지천에 놓고 있는 네, 그윽한 울림의 화촉을 밝혀 열흘이면 지고 말 편견을 내쳤으니 아무렴, 누가 감히 견줄 수 있으랴 오로지 함께 할 수 있다는 소름 돋는 시절 인연의 모자람이 없는 자미화紫薇花의 기쁨입니다 "배롱나무(목백일홍)는 7월에서~9월 초가을까지 핀다. 2020. 7. 30. 몽환夢幻/시.55 몽환夢幻 / 淸草배창호 꿈속에서도 간절함은 애끓는 시나위 가락이 되었다 허기진 연무가 사심에 빠져 장막을 치는 것은 욕심에서 비롯한 거, 물소리에도 귀 기울이는 소라를 닮아 보니 억지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시도 때도 없이 유영하는 사그라지지 않는 그만치에서 처연히 바라만 보고 있다 한낱 지나가는 바람인데도. 2020. 7. 30. 그리움에도 격이 있다/시.54 그리움에도 격이 있다 / 淸草배창호 삶에 한 단면일 줄 몰랐을까마는 냉골처럼 얼어붙은 속내 까칠한 거북 등 되었다 눈으로는 주마등처럼 아스라이 보이는데 잡을 수 없는 게 뜬구름이라 했던가 묵향으로 빚은 한 폭의 수묵화처럼 넘치지도 않고 조금은 모자란 여백이 남아돌아 먼 산, 지척 간에 두고서 사랑이 그리움에 병이라는 걸 “그대가 곁에 있어도 그대가 그립다”는 어느 시인에 시구를 헤아린다 심산계곡에 흐르는 쉼 없는 사랑처럼 욕심부리지 않은 속 뜰이라 여겼는데 생각이야 뭔들 못할까 마는 아니야! 그리움에도 격이 있다 함을 몰랐으니. 2020. 7. 27. 천둥/시.53 천둥 / 淸草배창호 먹구름이 하늘을 가렸습니다 파르르 경련이 일고 있는 시야를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환부의 민낯을 추스르지 못하고 그대로 쏟아붓고 있습니다 운치를 자아내든 옛적, 토담집 낙숫물 소리마저도 하루는 좋아도 이틀이면 지겨웠는데 벌거숭이 뭔들 못할까마는, 하얗도록 찰나의 외침입니다 천둥이 칠 때면 소스라치게 소름 돋던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왜 똑같은지, 풍미風靡로 바람 잘 날 없는 세상에 저미도록 놓는 서릿발의 일침입니다 Erste Liebe Meines Lebens / Monika Martin 2020. 7. 27. 이전 1 ··· 35 36 37 38 39 40 41 ··· 4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