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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서기 홀로서기 / 배창호 벌은 꽃의 향기에서 꿀의 달콤한 유혹에 평정심을 잃는가 본다. 꽃은 눈에 보이는 건 아름다움 그 자체이지만 가까이서 맡는 향은 천 갈래 만 갈래이니 코로 맡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품어야 하는데 욕심이란 놈 남 주기 아까워 허욕의 집착이란 화병에 심는다. 가만 가만 두어도 .. 2011. 2. 7.
들녘 들녘 / 배창호 오뉴월 어제 다르고 오늘이 달라 낮 달의 변덕처럼 들녘이 철철이 매무시 여미려 하니 바람과 햇살이 앞을 다툰다. 무서리 찬 이슬에도 꿈적도 않더니 동남풍에 목이 메말라 청보리 누렇고 달래 꽃 피었다 이랴! 소 쟁기 빛바랜 그 시절 소리 여운으로 남아서 통통, 노쇠한 경운기 물방개.. 2011. 2. 7.
청보리 청보리 / 배창호 하늘 치솟은 머리 꼭 누굴 닮아, 초록의 얼굴엔 눈이 부신데 아이야! 내리쬐는 햇살에도 도무지 겁이 없어라, 억척스런 붙임성이런가 쪽빛 하늘 향한 도도한 몸짓이 정가롭다 하기엔 안쓰럽기만 한데도 게의 치 아니한 사념들이 지난 날, 지지리도 가난했던 보릿고개, 네 허물도 아니.. 2011. 2. 7.
봄 꿈아! 봄 꿈아! / 淸草배창호 눈부신 하얀 속살의 벚꽃이 봄비에 하늘일 때면 어찌 저리도 고울까 눈시울이 바르르 젖는다 꿈에라도 그리는 네 고요한 그리움을 차마 어이할까 고이 접어 깍지끼고 싶은데 몽환에서 헤매는 춘정이 야속해도 물가에 풀어 놓은 기억의 언저리를 채워 줄 단비와 같은 저 옥빛을! 바람은 널 거두어 갈 테고 이내 꽃비가 새날을 손짓하고 있으니 하시라도 품을 수만 있다면 강물이면 어떻고 바다이면 어떠하랴, 저만치 손짓하는 강 건너 여백餘白이라도 좋은데. Implorora (플루트 전용) · 오카리나Implora (Solo Flute) · Ocarina 2011. 2. 7.
개나리 개나리 / 淸草배창호 길섶 담벼락 언덕바지 매의 눈썹처럼 떼를 지어 현애를 이룬다 내로라 고깔모자 총총히 노랗게 매달아 눈을 어지럽히는 춘풍 연줄에 띄웠다 보란 듯이 봄볕을 미끄러지듯 닻올려 행여나 이 계절을 지나쳤으면 어땠을까. 2011. 2. 7.
섬진강의 봄 / (推敲)시.12 섬진강의 봄 / 淸草배창호 은빛 모래톱이 반짝이는 섬진강의 봄은 다압골이 절창이다 지리산 기슭을 끼고 돌아 태동의 숨결을 불어 넣는 강변에는 바람이 일 때마다 뒤안길로 떨어지는 꽃잎이 눈처럼 휘날린다 짧은 환희도, 이별은 이미 정해져 있는데 서럽다 말도 못 하는 그리움을 강물에 띄워 보냈어도 멍울진 편린들이 야속할 뿐이라 하지만 내 안에 아직도 보내지 아니한 가고 옴의 행간을 넘나들 뿐이다 Lyphard Melody - 리처드 클레이더먼Lyphard Melody - Richard Clayderman 2011. 2.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