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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보리

by 淸草배창호 2011. 2. 7.

청보리 / 배창호 하늘 치솟은 머리 꼭 누굴 닮아, 초록의 얼굴엔 눈이 부신데 아이야! 내리쬐는 햇살에도 도무지 겁이 없어라, 억척스런 붙임성이런가 쪽빛 하늘 향한 도도한 몸짓이 정가롭다 하기엔 안쓰럽기만 한데도 게의 치 아니한 사념들이 지난 날, 지지리도 가난했던 보릿고개, 네 허물도 아니건만 배 곪음에 질겅질겅 씹어 먹던 하얀 속적삼 겹겹이 두른 꽃잎에 숨어 우는 노란 꽃술의 찔레꽃 애환을 보니 왜 눈물이 날까.. 아이야! 오뉴월 하루 볕이 무섭긴 무섭다 청록의 빛은 오가는데 없고 유월이 미끄러지듯 널 거두어가니 감자 꽃만 덩그러니 청보리 이랑에 올망졸망 새끼 쳐 남겼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