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484 믿음 믿음 / 淸草배창호 하현달은, 상현달을 재촉하고 술래잡기에 날쌘 줄 몰라 동산에 휘영청, 임의 얼굴 맞는다 사그라지지 않은 그리움은 온통, 시린 밤을 하얗게 지새우겠지만 외곬인 내 안에 상주하는 네가 참 부럽다 2011. 2. 7. 뒤태 /(推敲)1-57 뒤태 / 淸草배창호 불볕에 숭숭 뚫린 남짓 닢조차 허공에 달랑인다 뒤숭숭한 심사를 애써 재우려 하는데도 붙잡을 수 없어, 뒤 남겨놓고 가야만 하는 밤의 적막이다 못내 떠나가는 한 철 장막이 걷히고 군상群像의 아우성이 쓸고 간 사방이 무거운 정적에 쌓인 광장에는 가을장마에 고즈넉한 그림자만 난무한다 찬란한 생에 한 축인 파노라마도 한 때의 봄 꿈과 같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잘 못 채워진 첫머리(端初)로 풍랑의 벽에 산화하는 파도가 되었다 가물가물한 기억 속에 회색빛 몰아沒我에 가려 이게 전부가 아닌데, 다정이 병이 된 묵중한 서글픔을 미처 예단하지 못했으니 한 닢의 낙엽처럼 뒹굴어가는 이 질곡을 2011. 2. 7. 서리꽃 / " 季刊 겨울호" 서리꽃 / 淸草배창호 쳐다보기조차 여리기만 한데 까치발 띄기도 괜스레 안쓰러워 지르밟는 소리마다 첫 순정같아 가슴 에인다 하얗게 지새운 그리움 자국들은 모래톱처럼 성을 쌓았고 살을 에는 긴 겨울밤에 속울음 삼킨 서리 짓이 보란 듯이 사방에 휘적휘적 늘어 놓았다 동산에 해 오르면 어떡하려고, 쉬이 이렇게도 속수무책인 줄 모르고 천연덕스레 시침 떼듯이 홀로 고상한 척 뒷짐만 지고 있으니 2011. 2. 7. 성에꽃 ( 推敲 ) "季刊 겨울호" 성에꽃 - 淸草배창호 - 낮과 밤이 확연히 달라 오락가락하는 단면을 여과 없이 펼친다 안개 전국에 화통 소리가 곳곳에 만연하고 주눅 든 날밤이 점입가경이다 하소연할 데 없는 텅 빈 허무가 밤이슬 젖어 오솔한데도 순백으로 빚어내는 안개비는 동트기까지 가지런히 일상을 쌓는다 내 것에 집착하지 않으니 잃을 것도 두려워할 것도 없는데 햇살의 심보가 어깃장 놓듯 이내 움츠러들게 하고 있지만 불통으로 날 선 양립들 동야冬夜가 품어야 할 난제이다 창 너머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더라 어쩌랴 유리 벽, 바람이 자는 날이면 네 그 자리에 피고 지고 할 터이지만. 2011. 2. 7. 너울 (推敲) 너울 / 淸草배창호 오늘같이 귓불 얼어 에이든 날 동틀 무렵, 산 꼭지 문지방 넘을 때면 지척도 분간 못 할 박무가 청솔가지 끝에도 대롱대롱 매달려 눈물비 되어 구른다 찬 서리에 전신을 소진한 억세, 바스락거리는 스침조차도 지난날을 풀어헤친 한때 어련히도 무던한 열정의 잔재가 포효하듯이 소회를 이루고 있다 암울한 칠흑에서도 소유에서 벗어나려는 통념의 단상이 소명처럼 요동치고 있으니 그 안에 옹이처럼 박혀 있는 네마저 품고 싶은 사랑이라 말한다 2011. 2. 7. 환영幻影 (推敲) 환영幻影 / 淸草배창호 눈에 이미 콩깍지 끼였으며 바람처럼 주체 할 수 없는 마음인데 왜 좋으냐고 묻는다면 좋아하는 데 무슨 이유가 있으며 무슨 말이 필요하겠냐고, 생각만 해도 좋은 사람 머 언 발치에서 뒷모습만 보아도 가슴이 울렁거리고 그 사람의 말소리만 들어도 마냥 희열에 들떠 시도 때도 없이 막무가내라서 가랑비 옷 젖듯이 사랑할 수 있는 그 자체만으로 큰 기쁨이 되고 눈물겹도록 담아도 담아도 다 담을 수 없는데 어쩌랴! 온종일 환영으로 콩닥콩닥 쑥대밭 되었는데 2011. 2. 7. 이전 1 ··· 240 241 242 243 244 245 246 ··· 24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