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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녘

by 淸草배창호 2011. 2. 7.

들녘 / 배창호 오뉴월 어제 다르고 오늘이 달라 낮 달의 변덕처럼 들녘이 철철이 매무시 여미려 하니 바람과 햇살이 앞을 다툰다. 무서리 찬 이슬에도 꿈적도 않더니 동남풍에 목이 메말라 청보리 누렇고 달래 꽃 피었다 이랴! 소 쟁기 빛바랜 그 시절 소리 여운으로 남아서 통통, 노쇠한 경운기 물방개 되어 헤집고 다닌다. 논두렁 봇물이 가랑가랑 철 이른듯싶었는데 때 지은 개구리 울음소리 한밤을 보태니 착, 가라앉은 논바닥엔 어슬렁 달의 미소가 번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