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울 / 淸草배창호
오늘같이 귓불 얼어 에이든 날
동틀 무렵,
산 꼭지 문지방 넘을 때면
지척도 분간 못 할 박무가
청솔가지 끝에도 대롱대롱 매달려
눈물비 되어 구른다
찬 서리에 전신을 소진한 억세,
바스락거리는 스침조차도
지난날을 풀어헤친
한때 어련히도 무던한 열정의 잔재가
포효하듯이 소회를 이루고 있다
암울한 칠흑에서도
소유에서 벗어나려는 통념의 단상이
소명처럼 요동치고 있으니
그 안에 옹이처럼 박혀 있는
네마저 품고 싶은 사랑이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