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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초의향기/사랑의 詩房93

너울 (推敲) 너울 / 淸草배창호 오늘같이 귓불 얼어 에이든 날 동틀 무렵, 산 꼭지 문지방 넘을 때면 지척도 분간 못 할 박무가 청솔가지 끝에도 대롱대롱 매달려 눈물비 되어 구른다 찬 서리에 전신을 소진한 억세, 바스락거리는 스침조차도 지난날을 풀어헤친 한때 어련히도 무던한 열정의 잔재가 포효하듯이 소회를 이루고 있다 암울한 칠흑에서도 소유에서 벗어나려는 통념의 단상이 소명처럼 요동치고 있으니 그 안에 옹이처럼 박혀 있는 네마저 품고 싶은 사랑이라 말한다 2011. 2. 7.
환영幻影 (推敲) 환영幻影 / 淸草배창호 눈에 이미 콩깍지 끼였으며 바람처럼 주체 할 수 없는 마음인데 왜 좋으냐고 묻는다면 좋아하는 데 무슨 이유가 있으며 무슨 말이 필요하겠냐고, 생각만 해도 좋은 사람 머 언 발치에서 뒷모습만 보아도 가슴이 울렁거리고 그 사람의 말소리만 들어도 마냥 희열에 들떠 시도 때도 없이 막무가내라서 가랑비 옷 젖듯이 사랑할 수 있는 그 자체만으로 큰 기쁨이 되고 눈물겹도록 담아도 담아도 다 담을 수 없는데 어쩌랴! 온종일 환영으로 콩닥콩닥 쑥대밭 되었는데 2011. 2. 7.
샘 같은 그런 사람 샘 같은 그런 사람 / 淸草배창호 하나같이 완벽할 수야 어디 있으랴 산 좋고, 물 좋고 정자까지 좋은 곳 없듯이 사람도 조금은 덜 채워진 여백에서 본연의 가치를 이룬다 묵은장이 깊은 맛을 내듯이 내밀한 진국처럼 함께한 있는 듯 없는 듯 내 안에 상주하는 그리움이 깊은 흐름 골을 잘 알아 손 내밀면 닿을 수 있는 그만치에 샘 같은 그런 사람 그림자처럼! 담담히 미소 머금으며 들꽃 같은 향기로 다가오는 마을 어귀 당산나무 같은 그런 사람! 2011. 2. 7.
가을비 내리는 밤 가을비 내리는 밤 /淸草배창호 추적추적 빗소리에 빈 마음 숭숭 구멍이 났다 쉴 곳 없는 마음은 슬퍼서 미안하고 감당할 수 없는 이내 그리움의 열꽃 어이하리 가을 사랑 / 신계행 2011. 2. 7.
행로 행로 / 淸草배창호 사랑은 가슴이 말한다 그냥, 느끼는 것이라고 옹이로 박제 된 그리움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지만 걷잡을 수 없이 싹튼 우뚝한 돌탑 하나, 어쩌지도 못한 괴로움일지라도 차마 거역할 수 없는 그 길을 주저 없이 마음을 따르려 합니다. 2011. 2. 7.
느낌 느낌 / 淸草배창호 들쭉날쭉 허락도 없이 그리움 한 뭉탱이 사립문 열어놓고 먼 산 바라보니 평정을 잃은 먹구름만 일렁인다 가려 나 있으려 나, 눈 앞엔 보이진 않지만 가슴이 아픈 까닭은, 비가 온다 가랑빈가 이슬빈가 아님 보슬비 이겠구나! "김정호 - 하얀나비" 2011. 2.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