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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 (推敲) 노을 / 淸草배창호 저 붉디붉은 꽃 노을 임의 자태처럼 곱다는 탄성이 절로 새어 나온다 천혜天惠를 흠모하고 바라기 하는 마음인데 소유에서 훨훨 벗어버린 심오하고도 찬란한 경지를 뉘라서 빚을 수 있을까 해 질 녘, 하늘 끝 지평에 닿아 서녘에 기운 눈부시게 빼어난 광휘光輝여! 시리도록 터져버릴 것 같은 저문 혼례가 된 아낌없이 쏟고 비운 걸작인 것을. "중국전통 경음악" 2011. 2. 7.
山菊을 山菊 을 / 淸草배창호 산자락 바위틈에 현애로 빚은 山菊이 풀어헤친 군무로 깊어가는 가을이 절창을 이룬다 해 질 녘, 어스름 길에 들고 보니 소슬바람은 어쩌자고 꿈에라도 그리운 그윽한 네 향기 사무치도록 만추를 음미케 하였으니 2011. 2. 7.
물 흐르듯이 물 흐르듯이 / 淸草배창호  침잠沈潛한 바윗골 아래 머문 네가 겨우내 꽁꽁 언 줄 알았는데오직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떨림이 끝없이 전율을 일으킨다 정녕 눈으로 보거나 만질 순 없어도그대 발길이 머문 곳은 꿈으로 하나 가득한 그리움만큼이나 긴밤을 지새워도 밉도록 저미어서온통 일렁이는 환영을 어이 하래야!날더러 끝없이 머물도록강물도 품어 안는 바다처럼 닮으라 하는데 2011. 2. 7.
겨울 초입 소리(推敲)/시.86 겨울 초입 소리 /淸草배창호 솔 버섯 피는 절간 뒷산, 낙엽만 밟아도 눈물이 흐르는데 서산으로 기우는 낙조가 그렇고 입동 바람에 뒹구는 가랑잎마저도 떠나보낸다는 건 차마 서럽다 언제까지 영겁永劫인 줄 몰라도 산죽山竹이 서걱이는 것조차 처연凄然을 갈고 닦는 산사의 풍경 소리 물레방아 되어 가고 옴도 잊을 줄 모른다 2011. 2. 7.
가을에 내리는 이 비는 /(推敲)1-55 가을에 내리는 이 비는 /淸草배창호 저물녘, 가을을 적시는 이 비는 언덕 위 싸리 꽃나무 노랗게 물들이는 붓질만큼이나 앞산, 한 소절素節 빨갛게 익은 산 감도 미련이 남아 시도 때도 없이 저미게 하는 호젓한 애끓음이 되었다 꿈에 부풀었던 지난 감동이 선망羨望에 닿고 보니 갈밭 억새꽃도 한때인 것을, 어제의 오늘이 뒤안길 되고 보니 누군가는 옛사랑이며 새로운 사랑이 될 수 있음에 소슬하게 추적이는 이 비는! 부슬부슬 이 밤도 하염없다 "소절素節(가을철’을 달리 이르는 말.) " 2011. 2. 7.
석류 석류 / 淸草배창호 아람 벌어져 홍조 띤 네 두 뺨에 가을이 준 빨간 주머니 가지런한 알알이 보석 같이 영글어 천생의 미소 이려는가 무엇이 그렇게도 행복게 하였더냐, 천혜의 사랑 곱게도 빚어 아름드리 품어 안고 배시시 웃음 머금은 네 앞에 존재조차 잊은 체 휘늘어진 가지마다 주렁주렁 삼다三多 매달고 네 살갗 찢고서 핏빛 속마음까지 훤히 내보이며 더없는 기쁨 주는 오감의 보시 앞에서 미덕의 겸손을 배운다 " p> 2011. 2.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