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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채의향기/겨울의 詩編29

겨울 (推敲) 季刊 겨울호 겨울 / 淸草배창호 동지섣달, 하얗도록 소름 일어 곤두 선 칼날 같은 긴긴밤이 섧기만 하다 2011. 2. 7.
진눈깨비( 推敲 ) 진눈깨비 / 淸草배창호 낮달이 푸념을 늘어놓은 것인지 무슨 사연이 그토록 밤낮도 있었든가 온통 잿빛투성이다 진흙탕의 개골창을 두고서 호도하는 세상의 단면을 보니 헤아릴 수 없는 곡절이 까닭 없이 깊어서 흑백의 시시비비조차 삼켰다 무엇을 저지른 지도 모른 냅다 움켜쥔 속내를 보라! 횡설수설 빗대는 취담醉談에도 휘몰아치는 눈풍애, 마중물로 다가올 기대치라 한다지만 천치답게도 멀거둥이는 이 아름다움을 알고나 있을까. "멀거둥이 白痴의 방언" Erste Liebe Meines Lebens / Monika Martin 2011. 2. 7.
서리꽃 / " 季刊 겨울호" 서리꽃 / 淸草배창호 쳐다보기조차 여리기만 한데 까치발 띄기도 괜스레 안쓰러워 지르밟는 소리마다 첫 순정같아 가슴 에인다 하얗게 지새운 그리움 자국들은 모래톱처럼 성을 쌓았고 살을 에는 긴 겨울밤에 속울음 삼킨 서리 짓이 보란 듯이 사방에 휘적휘적 늘어 놓았다 동산에 해 오르면 어떡하려고, 쉬이 이렇게도 속수무책인 줄 모르고 천연덕스레 시침 떼듯이 홀로 고상한 척 뒷짐만 지고 있으니 2011. 2. 7.
성에꽃 ( 推敲 ) "季刊 겨울호" 성에꽃 - 淸草배창호 - 낮과 밤이 확연히 달라 오락가락하는 단면을 여과 없이 펼친다 안개 전국에 화통 소리가 곳곳에 만연하고 주눅 든 날밤이 점입가경이다 하소연할 데 없는 텅 빈 허무가 밤이슬 젖어 오솔한데도 순백으로 빚어내는 안개비는 동트기까지 가지런히 일상을 쌓는다 내 것에 집착하지 않으니 잃을 것도 두려워할 것도 없는데 햇살의 심보가 어깃장 놓듯 이내 움츠러들게 하고 있지만 불통으로 날 선 양립들 동야冬夜가 품어야 할 난제이다 창 너머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더라 어쩌랴 유리 벽, 바람이 자는 날이면 네 그 자리에 피고 지고 할 터이지만. 2011. 2. 7.
겨울 초입 소리(推敲)/시.86 겨울 초입 소리 /淸草배창호 솔 버섯 피는 절간 뒷산, 낙엽만 밟아도 눈물이 흐르는데 서산으로 기우는 낙조가 그렇고 입동 바람에 뒹구는 가랑잎마저도 떠나보낸다는 건 차마 서럽다 언제까지 영겁永劫인 줄 몰라도 산죽山竹이 서걱이는 것조차 처연凄然을 갈고 닦는 산사의 풍경 소리 물레방아 되어 가고 옴도 잊을 줄 모른다 2011. 2.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