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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채의향기/겨울의 詩編29

복수초福壽草 / 2- 39 복수초福壽草 / 淸草배창호 하얀 눈 속을 뚫고 봄 마중 길에 선연히 노란 꽃 머리 동면에서 막 깨어나 가뿐히 노란 꽃을 피워 올리는 순결한 봄의 전령으로 가히 독보적이라 풋풋한 생명이 슬기를 피우는 햇살에 안겼다 立春 지나고 대보름이 지났어도 잔설이 얼어붙은 겨우살이인데도 춘정을 풀어헤치는 첫 연緣은 늘 그 자리에서 자기만의 기운으로 순응하는 봄의 길목은 눈부시게 아름다운 것이다 녹다 만 돌 개천에도 졸졸 수런대고 빼꼼 낙엽 교목 나뭇잎을 헤치고서 툭툭 고개를 내미는 얼음새꽃 기지개를 켜듯이 망울이 터진 가녀린 노란 속살은 경이로움의 서막이다 "원일초,설련화,얼음새꽃,= 복수초를 말한다" "꽃말-영원한 행복(동양), 슬픈 추억(서양)" ("Flying To The Moon (떠난 날을 위한 엘레지) - .. 2023. 2. 8.
삼동參冬과 立春의 피아간 / 2- 38 삼동參冬과 立春의 피아간 / 淸草배창호 立春이 지났는데도 삭정이의 숨비소리로 살풀이하듯 봄눈을 뒤집어쓴 상고대, 소소리바람에 얽히면서 잎새 달을 눈앞에 둔 소회의 덤이라지만 삼동參冬의 밤은 고난의 연속이려니 하얗게 돋은 결로의 자국들을 주고 가는 섶의 만찬처럼 쉬이 손에 닿을 수 없는 까닭에 파르르 눈 뜨임을 빚어낼 수 있다면야 아득한 벼랑에 핀 한 떨기 꽃처럼, 네 생애 속에 뛰어들어 따스한 겨울이 되고 싶은 다정도 병이란 걸 알면서도 자연을 연출하는 순연의 사랑에는 애초 꾸밈이 없는 것이기에 (정목 - (연주곡) 마음의 눈 ) 2023. 2. 5.
동백冬柏 / 2- 37 동백冬柏 /淸草배창호 눈 속의 섣달에도 핏빛으로 홀로 봄빛을 자랑하는​ 자신만의 색깔로 황소바람 부는 엄동嚴冬을 꽃이리를 위해 버텨 낸 가지에서 가슴 한켠에 밀어 올린 꽃망울은 오랫동안 그리움을 속닥이고 싶었는지 아리도록 반짝이는 녹수綠樹의 잎새에 산거山居의 천연스러운 초록 비가 깨어나려 하는 춘절의 바람을 펼치는 순간 지순至純한 동박새 곁 지기로부터 맑은 적멸을 향해 떠나는 날까지 툭툭, 하늘을 향해 마침표를 찍었다 동안거에 익숙한 꽃잎이지만 매화가 필 무렵이면 감히 질세라 四月의 봄날에도 모호하리만큼 우거진 숲에는 빨간 꽃등이 흐드러져 눈이 시리도록 함께할 수 있는 동백冬柏의 적요한 환희인지도 모르겠다 (명상음악 - 산에 살며) "명상음악 - 산에살며" 2023. 1. 31.
눈꽃 (冬雪花) / 2- 33 눈꽃 (冬雪花) / 淸草배창호 잿빛 정적의 침묵을 거죽 삼아 소리 소문도 없이 밤새 시리도록 백미白眉의 융단을 펼친 설원에는 우듬지의 가지마다 휑하도록 고요했다 매섭게 몰아붙이는 엄동嚴冬의 격조도 얼어붙은 땅에 허기진 혀를 내밀듯 댓 닢의 잎새마다 결로가 맺혀 대숲의 면경이 칼날같이 아득한데도 세속에 물들지 않은 청솔 가지마다 송이송이 피운 우아한 순백의 꽃이 오직 가슴으로 느껴야 하는 그만치에서 적요한 그리움이 사무치도록 울 어에는 행간을 채워나가는 발자국조차 소유할 수 없는 겨울만의 정취情趣가 절묘한 조화의 환대, 은둔隱遁의 바윗고을에도 젖무덤 봉분처럼 소복이도 쌓였다 사랑이여ㅡ하모니카 연주곡 2023. 1. 16.
백야白夜 / 2- 32 백야白夜 / 淸草배창호 솔가지에 걸려있는 저녁놀이 토담의 온기처럼 여울지는 그런 날, 땅거미 내려앉아 졸졸 돌 개천 얼음 아래 흐르는 물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으니 뼛속까지 후려치는 엄동嚴冬의 시련이 더욱 가난해지는 잰걸음 어이 달랠까마는 앙상한 가지마다 할퀴고 가는 산등성의 서슬 푸른 골바람, 아릿한 뒤안 대숲에는 스산한 냉소에 푸슬푸슬 한기에 주눅 든 세월의 한 장(場)을 쓸고 왔어도 다가올 일탈을 꿈꾸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고요하고 맑은 외로움조차 기억의 저편, 거칠은 들녘이지만 귀로에 들지 못하고 배회하는 낮달을 보고도 차마 어찌 모른 척 할 수 있을까, 그리움이 유장悠長한 벼늘로 두엄처럼 쌓이건만 불면의 밤은 겨우내 시리도록 하얗다 悠長하다=길고 오래다 팬플루트 연주곡/ IMAGINE(이매진) IM.. 2023. 1. 10.
겨울나기 / 2- 30 겨울나기 / 淸草배창호 곁에서 머무는 북풍만큼 매섭기는 할까마는 산등성을 넘어가는 바람이 내모는 대로 바스락거리는 가랑잎 소리마저 처연히도 고요롭다 신이 난 건 오직 덕장뿐인데 그 새 안달하듯 봄 동을 그리워하다니 도사리 움트려면야 두샛바람의 기척이 있어야 하건만 하물며 엄동嚴冬의 재도 넘지 못한 긴긴 겨울밤이 시리도록 섧다고 하는데도 나목이 삼켜야 할 목쉰 바람만 덩그렇게 고난은, 다가올 설렘이 있기에 주고받는 그만치라는 걸 동지冬至 섣달에도 꽃이 피는 동백冬栢의 내밀한 눈부심이 겨울나기의 속 뜰을 피우고 솔가지에 걸린 하현달 아미에도 밤새 서리꽃이 하얗게 피었다 "도사리= 이른 봄에, 밭에서 겨울을 난 묵은 뿌리에서 자라난 채소." "겨울연가 OST연주곡" 2023. 1.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