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류 / 淸草배창호
아람 벌어져 홍조 띤 네 두 뺨에
가을이 준 빨간 주머니
가지런한 알알이 보석 같이 영글어
천생의 미소 이려는가
무엇이 그렇게도 행복게 하였더냐,
천혜의 사랑 곱게도 빚어
아름드리 품어 안고
배시시 웃음 머금은 네 앞에
존재조차 잊은 체 휘늘어진 가지마다
주렁주렁 삼다三多 매달고
네 살갗 찢고서
핏빛 속마음까지 훤히 내보이며
더없는 기쁨 주는
오감의 보시 앞에서 미덕의 겸손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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