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목련 / 淸草배창호
꽃 속엔 달달한 바람이 인다
흰 눈처럼 가녀린 선망羨望이 눈에 잡힐 듯
속살 어루만져주는 봄비마저
산 뻐꾹새 울음소리에 섞여
무시로 드나들 수 있는 틈새에
이내 꽃봉오리가 터질 때이면
감추어 둔 혀를 내민 살 내음 나는 그리움,
자존을 채움하는 봄으로의 길은
가슴을 적시는 존재 이유인지도 모를
안개처럼 보얗게 수런대는 언덕배기에
매번 꽃샘바람의 가슴앓이에도
춘정春情의 하얀 미소에 눈이 부시고
촉촉해진 입술에 입맞춤하고 싶은
서정으로 자지러지는 그런 날이다
이미 스며들 대로 밀어 올린
가려둔 속가슴을 꽃피우듯
넌스레 잎샘도 하지만
나를 흔들려고 하는 이 봄날,
끝내 입속에서만 구르는데
바르르 눈시울이 신열을 앓고 있는데도
긴 기다람에 내칠 수 없는 순백의 나신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