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나리 / 淸草 배창호
녹의 단장으로 펼친
물오른 절정이 융단처럼 곱다
가시덤불 뒤엉킨 산자락에
유독 눈에 띄는 홍일점,
가녀린 긴 목선이 슬퍼도 보이련만
주근깨 수놓은 네 함박웃음은
단아한 진국처럼 우러난다
제목 없는, 무명의 바람이 이는 것도
눈에 보이지 않는 자유로움인데
무등탄 시절의 필연이라 하니
하느적 팔등신 같은 네 춤사위
동량처럼 당당한 임의 모습 빼닮았다
넘치지 않고 곁 지기로 와닿는
숲에도 아취가 한껏 득음을 울려
눈부시게 번지는 향기가 온 산야를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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