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리꽃 비에 젖어도 / 淸草 배창호
산 뻐꾹새 울음소리에
살 내음 나는 그리움이
이제 막 해산한
설은 볕인 줄 알았는데
이맘때면 여우비도 잦아
속정을 토하는
총총한 눈부심을 매달은
자줏빛 귀티가 후 줄 거니 젖었어도
사흘이 멀다고
초록 비가 수런대고 있습니다
두고 온 유년이,
발에 챈 돌멩이처럼
기억의 언저리는
사뭇 오늘 다르고 내일이 달라도
가만 들여다보면 수더분한 산촌의
아낙을 그대로 빼닮은
달달한 바람이 일어
안개비에 휘 늘어진 싸리꽃에
차마 어쩌지도 못하는
유장한 깊은 시절 인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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