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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篇(推敲)詩房

통속의 바다 / 1-32

by 淸草배창호 2021. 6. 14.

통속의 바다 / 淸草배창호

 

강물이 바다를 만나기까지는
미완의 정제이지만
바람이 물결의 언어로 절벽에 흉터를 내듯이
강은 뒤돌아보는 법이 없는데
사람은 생각의 차이라 해도
가늠할 수 없는 선을 그어 놓고
찬 서리쯤이야 하는 만용의 객기를 부린다

 

보도블록 틈새 지마다 생명이 잉태되는데,
격조 잃은 가락의 리듬에도 ..
이런들 저런들 침묵에 ..
기울어진 틀 안에 놀아나는 ..
묵묵부답의 이 모순을 어찌하리,

 

물이,
물을 안고 흐르는 강에
둥둥 떠 있는 달을 보고 있노라니 문득 계수나무에
거침없는 마음 하나쯤 걸어두고 싶은데
부질없는 욕심일까,
동녘의 햇살은 소름 일어
올 곱게 전신을 요동치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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