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물이 닿는 곳이면 / 淸草배창호
초하初夏에는 설익은 더위라도
풀물이 머물러 닿는 곳이면
남새밭 푸성귀처럼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고
분단장이라곤 네몰라 하는
꼭 엄니의 무명저고리 같은
곱살한 맵시 흐드러지게 넌출 되는
영판 갸름한 국화를 닮았구나
토착의 뿌리를 내리기까지
인고의 세월 설움의 끝은 어딜까,
먼발치에서 보노라면 풀 섶이 딱 인데도
산들바람에 남실대는 향기는
실개천 물결처럼 토닥인다
아니나 다를까 누굴 닮아
눈물겹도록 억척이 몸에 밴
亡草꽃! 꽃도 꽃 나름이라
지지리도 홀대를 당하면서
사치 없는 그리움만 지천으로 피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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