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묵화 / 淸草배창호
조개구름 한 점 새털 같아도
자적하는 그리움은 쪽빛 일색이더니
시방 메밀밭, 소금 바다처럼
하얀 풍광을 펼치고 보니
코스모스 농익은 춤사위로
벙싯한 네가 오늘따라 그립다
산자락 억새 탈고하듯 나부껴도
가는 세월이야 차마 어 이하리야
네, 탓이라고 하려니 눈엣가시 같아서
한 춤 옷깃을 여민대도
변할 수 없는 그것을 알 까마는
초가집 싸릿대 울타리는 옛말이 되었다
예나, 지금이나 양지바른 길섶에는
가을이 널려있다
빨간 고추가 하늘 향해 누웠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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