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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篇(推敲)詩房

잎새의 몫이라며 /시.70

by 淸草배창호 2020. 9. 21.

잎새의 몫이라며 / 淸草배창호

 

하늘 낯빛이 아름답다는 건,
성큼 가을이 저만치 와있다는 것
엊그제까지만 하여도
쉬이 떨쳐버리지 못한 미련이
오방색 잎새마다 사연을 빚어놓은
열병이 아련히도 더없는 사랑이 되었다

 

설령 동상이몽일지라도
살아가는 흔한 흔적의 방편일 뿐인데
지난밤의 일순 희열도 때 되면 바뀌는 것
오가는 것조차도
삶의 미학으로 여기고 싶도록 간절한 것을,

 

가을은 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가는
가랑가랑 스며든 가지마다
추종은 달라도 제 몫을 다하는
선들 한 솔바람에 깃을 세웠으니
변하는 것이 당연한데
까칠한 투사의 검날이 북새통을 이루어도
옥에 티 한 점 없을 수야,
모자람의 여백이 흠모의 상재를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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