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꽃에 취해서 / 淸草배창호
이른 새벽 부슬부슬 까치발 띄는
내밀한 봄비 소리에
초록 풀물이 쉴 새 없이 수런거려
설은 잠마저 깨었다
눈썹달을 빼닮은
낭창한 자태에 눈이 부시도록
네, 미혹에 빠져 설렌 몸살을 앓아도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꿈을 꾸고 꿈을 피울 수 있는
생에 최고의 순간이기에
아낌없는 찬사를 아니 놓을 수 없게 한다
서산으로 해 기운지 이미 오래인데도
팔등신 초롱 등꽃에 꽃인 벌,
부질없는 만약을 속내에 두었는지
못내 떠날 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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