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초의향기261 산나리 홀로 외따롭다 / 3- 51 산나리 홀로 외따롭다 /淸草배창호 산들바람이 곁에서 머물다 산등성이를 넘어가고 녹우綠雨가 뿌리고 간 자리마다 찔레 숲 덤불, 사이를 비집고서 빼어나도록 당차게 염천 볕에서도 묵상에 든 팔등신의 홍일점인 비길 데 없는 고즈넉한 네, 초하初夏의 사랑이 한창이다 는개 비가 고만고만 구르는 녹의綠衣를 두른 산과 들을 보노라면 마치 가녀린 섶마다 이슬 샘처럼 맺힌 빗방울조차 어찌 저리도 고울까 자연의 회귀에 내밀한 속뜰을 피우듯이 청순한 기린의 목을 빼닮은 네, 주근깨 문양의 매력이 하느작이는장대비에도 결 고운 빛살만큼이나 고운 자태산기슭에 핀, 솔이끼조차도 수려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는데 그렁그렁 차 있는 이내 그리움이 예나 지금이나 공허한 울림의못내 못다 한 백미가 되었어도 마른 눈물샘 어찌하랴 하마 손꼽아.. 2024. 7. 21. 별을 헤는 그리움아! / 3- 50 별을 헤는 그리움아! / 淸草배창호 휘영청 밝은 달, 어슬렁어슬렁 산마루에 걸렸다 싶었는데 별을 헤는 그리움은 밤새 이슬 사리의 진수眞髓가 되었다 닿지도 못하는 하늘가 별을 품으려 만월滿月의 떡판이 되기까지 지문指紋처럼 닳도록 자국을 새겼으나 애잔한 연민의 뻐꾸기 가락처럼 오롯이 혼신을 쏟아온 지난 세월 속울음 삼킨 삭막한 사랑도 눈부신 애환도 오직 내 몫의 필연이더라, 그믐밤도 기울면 동은 트건만 산등성을 넘어가는 달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심금의 위안을 삼는 하나 즉 하얗게 설은 네, 정녕 화석의 전설을 꿈꾸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George Michael - The First Time Ever I Saw Your FaceGeorge Michael - The First Time Ever I Saw Yo.. 2024. 7. 14. 파탈擺脫한 강물의 바라기 / 3- 49 파탈擺脫한 강물의 바라기 / 淸草배창호 품고만 있으니 버릴 수도 없다 구름에 감춰진 달이라면 산죽山竹에나 걸어두고 싶은데 무리별처럼 정감을 품을 줄도 알아 차면 기운다는 걸 어이 모른 척할까마는 광란이 요동치는 두 얼굴의 민낯을 회한이 남지 않는 포용을 품었더라면 배포만큼이나 눈이 시릴 꽃무릇 같았을 텐데 오직 외눈박이에만 목매달았으니 예측할 수 없는 오기에 한판 승부를 띄운 광대놀이가 시류時流의 혼미를 거듭하는 시소게임은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장강의 물결을 돌릴 수 없는 것처럼 도가 아니면 모라는 시금석을 왜곡하는 발상의 나락에 함몰되지는 말아야지 풀을 다스릴 수 있는 지혜를 잃었으니 마음의 벽만큼 두꺼운 것도 없고 허물어지지 않는 벽 또한 없는 것이기에. 파탈擺脫 명사: 어떤 구속이나 예절로부터 .. 2024. 7. 14. 섬, 그 찻집(推敲) / 3- 48 섬, 그 찻집 / 淸草 배창호 연륙교連陸橋가 아름다운 남해 섬 해안을 낀 일주도로를 가다 보면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언덕배기에 바닷바람이 키운 들꽃 정원이랑 돌계단이 아름다운 토담 찻집이 있다 외로움이 곁 지기처럼 행간을 넘나들어 그리움을 앓는 사람이라면 섬이 분신처럼 동병상련이라서 창가에 앉아 바라보는 포말이 일고 있는 바다는 저미도록 아프다 고즈넉한 이 분위기는 산중 도량에만 칩거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갈매기 소리조차 상념을 낳고 있어 하얀 겨울이면 절로 눈물이 날 것만 같은데 한때 아집이 방랑의 뒤안길로 못내 돌아서게 하였지만 소회의 아픈 기억을 파도가 철썩이는 포용의 바다에 띄워 보냈다 어느 소녀의 사랑 이야기 - 기타 연주(채상헌)"어느 소녀의 사랑 이야기 - 기타 연주(채상헌)" 2024. 7. 10. 편린片鱗(推敲) / 3- 47 편린片鱗 / 淸草배창호 물은 산하를 품어 안고 돌 개천을 구비 돌아 속박받지 않는 유유자적에 들었는데 바람은 딱히 정해진 곳 없어 휑하게도 길 위에 서성인다 花無十日紅, 꽃은 길어야 열흘인데 홍류동 붉은 단풍 물도 한 철이듯 달달한 구름의 함몰에 넘치듯 도취한 불볕 같은 욕망이 이미 선을 넘었건만 한 치 앞도 모르고 설전만 난무하는 눈먼 비상이 가지 끝에 걸려 대롱인데도 입바른 붓끝은 우리 집 봄이와 사랑이처럼 간식에만 꽃혔다 누군가에 길을 잃지 않도록 기억의 수장고收藏庫에 왜, 광란의 질주는 점입가경이기에 옛사랑이 될 수 있는 괴리도 그만큼 처음도 마지막도 다 한 때일 뿐이건만. Sergey Grischuk - Always with You Sergey Grischuk - Always with.. 2024. 7. 2. 그때, 유월의 비 / 3- 44 그때, 유월의 비 / 淸草배창호 밤꽃의 알싸한 향기는 흐드러졌고 밤새 이파리를 쓸어내리는 유월의 비는 외로움에 굶주린 목마름을 풀어주는 단비인 줄만 알았는데 무임 승차하듯이 분토로 돌아가는 감내할 수 없는 그 순간까지도 애통해 그칠 줄 모르는 눈물비가 되었다 작금의 백세시대라 해도 때가 되면 어련히 떠나야 하는 것을, 파 뿌리가 되려면야 아직은 살만한 그만치인데 슬프고 궂은일도 한때이고 기쁘고 잘나가던 때도 다 한때인 것을, 정녕 정해진 운명의 질서인 것을 몰랐다 학창 시절부터 함께한 벗을 떠나보내면서, 창동 불종거리를 배회하다 조촐한 버들 국숫집을 자주 찾았으며 예술촌 찻집에서 커피를 마시며 제목 없는 얘깃거리로 해 지는 줄 모른 게 다반사였는데 이렇게 추억의 뒤안길이 쉬이 될 줄이야, 장맛비로 추적이.. 2024. 6. 20. 이전 1 2 3 4 5 ··· 4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