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초의향기/사색의 詩房94 산죽山竹 (퇴고) "季刊 여름호" 산죽山竹 /淸草배창호 해와 달이 있는 오직 하늘만 향한 미련 둥우리 곁눈질할 겨룰 도 없이 일생을 걸었으니 허한 속내는 차마 어이 할까 생각하고 바란다고 될 일도 아니건만 산 능선 청솔가지에 걸려 있는 달을 보고 있노라니 일순 직립한 마음이 도사리고 있는 그리움 훔치고 싶었든 건가, 산다는 게 늘 변해가는 것이거늘 번드레한 속 빈 강정 꼴 가슴앓이할 까닭도 없는데 우수수 민둥한 속내가 마냥 휘적댄다 제마다 갈 길이 판이하고 절절 사연 매듭으로 층층을 쌓았지만 쉬이 변하지 않은 푸른 낯빛처럼 네 올곧음이야. 하늘도 알고 땅도 알아 날 선 도리가 무디어질까마는 서러운 건 신념조차 침잠에 들까 싶어 바람이 흔들고 보챈다 해도 네 닮아 또 닮고 싶음인데 자리에 우뚝한 성정이 차마 외롭다는 말도 못 한다. 2011. 5. 16. 물길 (推敲) 물길 / 淸草배창호 바윗고을 산 개울 하시라도 만감이 서린 영겁永劫의 틈새마다 서성인다 딱히 정해놓고 갈 순 없어도 시작이 절반이라 했는데 삶은, 굴곡에 빗금을 그은 듯이 가다 서다 숱한 사연이 벽창호 같은 참담한 소용돌이라도 때 되면 가라앉는 게 이치라 조금은 더딜지라도 조율이란 방편이 있기에 여과 없는 세상의 단면을 자정으로 거른다 살다 보면 기억의 저편에서 서성이는 숱한 사연을 감정도 관심이 있을 때 일인지라 평정으로 돌아서면 시시비비의 의미가 사라지듯 가늠조차 어려운 형국의 속내를 뉘라서 알까 마는 보고 있으면 이렇게도 고요한데 교만하지 않고 거스르지 아니한 섬돌처럼 묵중한 네, 닮고 싶음인데 물길에 흘려보낼 덤을 원하는 것처럼 2011. 4. 19. 통증 통증 / 淸草배창호 애초에 무엇이 잘못인지이쪽이다 저쪽이다금하나 그어놓고 넘나드는어정쩡한 편견이 버틴다 잔잔히 일렁이는 강물이경계의 올가미에 걸렸으니산고의 진통보다 더한 발작이마음 밭을 온통 갈아엎는다 삼키고 내쉴 수 없는 한 뭉텅 비애가영혼의 안팎을 쉴 새 없이앙다문 체 하얗게 질려있어도한마음 돌이키면 그저 덧없다 싶은데속내에 미련처럼 남아 뒹구는자아를 야멸치게 내던져보지만빈 들녘에 오직 공허한 메아리만어슴푸레 분별의 상실을 가져와차마 쫓을 수 없는 상혼의 잔재가참을 수 없는손톱 밑 가시처럼 박혔으니 미소가 어찌 있을까.Erste Liebe Meines Lebens / Monika Martin 2011. 2. 28. 내안의 城 내안의 城 / 淸草배창호 갠 날이 있으면 궂은 날도 있고 광풍이 일면 폭우가 내리는 법, 염천炎天의 삼복 볕에도 참고 보낸 설움에 빚이라며 꽃은 피더라 생生멸滅의 조화에도 상생이란 거물에 걸려 오죽하리야 소유 할 순 없어도 울림 같은 떨림이요 기쁨인데 내안에 머무름이 없다면 어찌 아름다운 사랑이라 말할 수 있으리. 2011. 2. 25. 초심 (推敲) 초심(推敲) /淸草배창호 거역할 수 없는 건 필연이라 할 수밖에 더는 무슨 말을 더할까 빈부의 수혜조차 외면한 덤도 아니지만 귀천으로 매듭지는 격차가 근본조차 무시한 불편한 현실과의 동거, 본디가 역동적이라 하지만 청청靑淸은 간 곳이 없고 소유에 얽매여 눈조차 멀게 하였으니 빈손으로와 빈손으로 갈 것을, 채움의 삶이 제몫인데 점철로 이어진 고난일지라도 지은 만큼 거둬들이는 일까지 어디에도 그냥 되는 일은 없다 한낱 미물일지라도 인연 지어짐을 깨닫고 받아들인다면 주춧돌처럼 반석이 되어 내 안에 격格이 올곧게 서걱인다 설산雪山에 홀로 핀 거스르지 아니한 산죽山竹처럼. 2011. 2. 23. 초연超然 (推敲 ) 초연超然 / 淸草배창호묵시적 자유로운 바람이 인다한 시절 아낌없이 소진한 섶의 일생처럼아집도 없고 욕심도 없는일상이란 화음으로 세속의 한계를 벗어나자리매김하니 홀로 일없다 해도겨울만의 정취에 취설吹雪이 피운 상고대 꽃은삭막한 엄동에도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운치가 있다 기다리는 마음과 떠나보내는 마음이같을 수 없듯이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며양날의 칼과 같아 편견을 훨 벗고 나면다 똑같은데 본연本然이란 실상은 늘 그대로이고세월의 흐름에 합장한 갈피만 외곬이라서설령 오늘 다르고 내일이 달랐어도행간을 잃지 않는 순응하는 만상을 보라!한 결의 우뚝한 빛살 같은 것을,분수 밖의 욕망은 불행을 자초하듯이피할 수 없을 땐 그저 즐기는 이치가 있듯이. 2011. 2. 19. 이전 1 ··· 11 12 13 14 15 1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