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채의향기/가을의 詩編31 홀씨 된 억새는 / 2- 11 홀씨 된 억새는 / 淸草배창호 어스름 깔린 혼연한 저물녘, 목쉰 바람이 사색에 머물 때 다가올 겨우살이가 혹독하다는 건 새삼 어제오늘 일이 아닌데 고단한 세상사에 길든 대궁이 하얗게 머리가 쉰 줄도 몰랐다 어제의 강물이 없듯이 시절 인연이 다하면 기약 없는 깊은 묵상에 들 테지만. 소슬바람에도 가냘픈 흐느낌을 쉴 새 없이 쏟아내는 산자락 묵정밭이랑 방천 둑에도 선율의 변주곡이 되었다 호시절도 있었지만, 격변의 세월 동안 비바람 맞아가며 버텨낸 있을 그 자리에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제 몫을 다하는데 서리가 하얗게 내리는 상강霜降을 닮아 시린 옆구리 더욱 아릴 테지만, 가을의 시선에서 바라본 기약 없는 허허로움을 어찌하랴, 홀씨 된 사랑과 미움이 멈추지 않는 강물처럼 흐르는 억새의 그리움아! Don & Cl.. 2022. 10. 21. 가을빛(秋色) /75 가을빛(秋色) / 淸草배창호간밤에 내린 무서리,엊그제까지만 하여도 늘 푸른 혈기를쉬이 떨쳐버리지 못해가다 서다 뒤돌아보기에 분망하였더라 밀고 당기기의 소용돌이에하루가 멀다고 풀어헤친 옷고름,화촉을 밝힌 만산이백미白眉가 되었으니 이 잘난 시절 앞에 동공이 요동치는 것도지난 생채기의 자국마저도만끽할 수 있음이 인지상정이라서졸졸 산내천이굽이굽이 더 넓은 꿈을 그리듯이한껏 고조한 잎새마저도지나가는 한 때의 결이라 해도 이 절창을. Henry Mancini - Gypsy Violin (집시의 바이올린)Henry Mancini - Gypsy Violin (집시의 바이올린) 2016. 9. 4. 山菊 /(推敲) 山菊 / 淸草배창호 새벽녘,산비럭을 붙들고 있는 노란 꽃 머리에찬 서리가 하얗게 피었다 관조에 든 가을빛이 절정인데도결로로 운을 띈 고즈넉이결구結句로 놓는 볼수록 빼어난 네, 지천으로 스며든오롯한 향기는처연한 기러기의 속울음처럼 상고대 핀 도도한 시린 날밤을속절없이 훔치고만 있으니어찌 흠모로 빚지 않을까마는 그윽한 달빛을 마시듯오랜 세월 너무나 바보 같아서늘 입에 달고 사는 지겹게도 눈에 콩깍지 씌었나 보다 Message Of Love(사랑의 메세지) - Don Bennechi(돈 베네치) "꽃말은 순수한 사랑"Message of Love · Don Bennechi 2011. 10. 26. 시월은! /(推敲)76(1-68 ) 시월은! / 淸草배창호 취기 어린 홍안을 지척에 두었어도 한발 거리를 두고 있는지도 모르고 품어 안을 수 없는 처연한 조각달이 묵상에 들었다 상강霜降을 앞두고 엊그제 내린 서리에 흐무러진 단풍 물의 빛바랜 애환을 어쩌랴 시월은! 아무리 예찬한 들 눈시울이 글썽이는 까닭은 나도 몰라서 앓고 있는 한 뭉텅 애증의 뿌리일 뿐인데 어쩌다 홀로 굴러가는 낙엽이야 뭐라 말할까 겨울이 오기 전 가을 끝에 오는 여름처럼 떨쳐버릴 수 없어 기억되는 간절한 미련의 조각을, 타들어 가는 일몰조차 을씨년스러운데 관조에 든 솔바람이 필연적이라며 돌아서면 비로소 보이는 이별의 전주곡이 긴 여운으로 남아. " 2011. 10. 20. 가을을 빗다 /(推敲)1-63 가을을 빗다 / 淸草배창호 사색에 잠긴 단풍머리 저녁놀처럼 산 감나무 잎이 물들기 시작할 즈음이면 은유로 노래하는 가랑비 뿌리는 소리마저 처연하다 젊음이 내 있을 듯 자만했든 오독 뒤에 이미 천지 사방은 충만한 취기로 만산을 덮어 가늠할 수 없는 호기로 신열을 앓고 있는 유행처럼 반지지만, 고추잠자리 휘젓는 시절 인연도 스쳐 지나간다는 걸 모른 체 안주할 수 없었기에 그윽한 달빛을 마시듯 눈길 닿는 곳마다 눈부신 득음이 인다 " 2011. 9. 24. 산의 얼굴 /( 推敲 )81 산의 얼굴 / 淸草배창호 돌 개천도 하늘을 닮았다 가는 세월 잡을 수가 없다는 걸 어이 천의 얼굴도 아니건만 한 때의 영화도 기댈 곳 없음을 왜, 몰랐을까 저마다 빚은 사연을 지천에 새겨 진정이 닿기만을 담담히 탈고의 몫으로 여긴 갖가지 형태의 질곡도 이내 바람이 거두어 갈 터인데 남아도는 미련에 애써 달랑이는 처연한 미소가 눈이 시릴 지경이다 변혁의 서릿발이 춤추는 판국에 변방으로 밀려나는 만추를 품었어도 정취 하나는 보란 듯 마을 어귀, 당산나무 잎새마다 저문 해로 물들여져 잔잔한 선곡의 뒤안길 배경으로 솔바람이 애써 다독인다 2011. 2. 7. 이전 1 2 3 4 5 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