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성自省 / 淸草배창호
詩글이 아닌 散文이 그리 익숙지는 않아
서두잡기가 그리 용인치는 않다.
자성自省이라는 제목부터가 부끄럽기 그지없다.
이기적인 마음이 사이 間을 갈아엎었으니
인성의 향기조차 혼탁하게 버무려져
겉과 속이 확연히 다른데도 남 보기엔 반듯하게 보이니
참으로 통탄할 일이다.
살아온 길이 누구인들 다 같겠냐만
굴곡의 지난 반세기를 다 짚을 수는 없지만,
부끄러운 반추反芻의 삶만 하염없어
허울 좋은 어중이가 딱 이다.
희끗희끗 중년을 넘어서 노을 꽃이 아름답게
몽글 피어오르는 어중이,
글이라고 끄적거린 세월이 그 얼마인가,
유수有數지도 아니 문학지에 등단이라는 간행을 밟았지만
날이 가면 갈수록 이내 영육이 움츠려 든다.
예전에는 도약을 위한 담금의 정진이라는 나래도 달았지만,
그릇을 알고, 덧없음을 알았으니
비록 근본을 저버리지 않아
옳고 그름이라는 분별을 길렀으니 자아 성찰의 한 단면의
수확이 아닐까 싶다.
훌륭한 글쟁이가 될 수 없다 하더라도
세상을 바로 보는 눈과
자연의 경이로움 감사하는 덕목을 키웠으니
내가 쓰는 글이 비록
허접하다 한들 이제 남은 여한은 없을 것이다.
흑백의 논리 속에
세상 돌아가는 진영이 그리 녹록치는 않아도
용기 있는 사람이 설령 아니더라도
줏대마자 팽개치는 사람은 정녕 되고 싶지 않다.
후회하지 않은 올곧음을 위해서라면.
2013. 7.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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