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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초의향기/산문의 房

봄비 속에서 모란이 핀다

by 淸草배창호 2012. 4. 28.

 

봄비 속에서 모란이 핀다 / 배창호

 

봄은 설렘이고
봄은 희망이고
봄은 기다림이기에
내일을 향한 꿈을 피우는 시작의 길이며
역동적인 만상의 아름다움을 향한 주축의 섬돌 같은 것이기에
春三月은 봄의 대명사이다.

 

봄비는 까치발 놓듯이 소리 소문도 없는데
조곤조곤하게 밤낮을 어루만져서
산기슭 실개천 구렁에
낙엽으로 너덜너덜 쌓여있는 퇴적을
한여름깨나 있을 법한 토사가 콸콸
숨통이나 틔우듯이 내를 이룬다.

 

춘설春雪에도 어김없이 산수유와 매화가 피었고
이내 만발한 벚꽃이 꽃 비 되어 아쉬움을 뿌릴 즈음에는
4월의 봄꽃이 총총히도 자리바꿈에 신명이 났다.

 

해마다 수난을 겪는 여리디여린 목련 꽃잎이
꽃샘추위에 바르르 떨다 질 때이면
한층 신록으로 짙어가는 산야가 펼쳐지고
하늘 낯빛을 닮은 초록이 쉴 새 없이 산천초목을 덮고 있다.

 

봄꽃들이야 잎이 움트기 전에 꽃을 피우지만
오랜 봄을 기다린 채 모란이 잦은 봄비 속에서
초록의 싱그러운 잎사귀와 단아한 모란의 격조(花品)가
부귀를 상징하듯 지상至上처럼
꽃 중의 꽃이라 자존을 잃지 않는 미려함이
늦깎이 동참으로 함빡 봉우리 피웠다.

 

어제부터 피기 시작한
건너 언덕배기 밭둑에도 뜰에도 선홍 핏빛처럼 곱다.
봄의 영광을 아우른 임의 모습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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