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잠沈潛에 든 응달 / 淸草배창호
솔가지 한밤을 상념으로 추적대다
안개비가 온통 사위를 덮고 있다
이미 던져진 주사위처럼 달군 볕도
아랑곳하지 않고
작심한 듯 방심의 허를 찌른다
안개가 꾸역꾸역 문을 닫는 세상처럼
해빙解氷의 단어마저 전율케 하는
이랑의 물결처럼 굴곡이란
빗금으로 그어진 편린에 서성이다
돋을 별 서고 또 날이 저문다
푸르름이 닮았다 하지만
속이 빈 댓잎과 꽉 찬 청솔,
이상은 엄연히 다른데 어 이하리야
냇물이야 바다에 적을 두었으니
흐름의 까닭이야 그대로이지만,
모가 아니면 도라는 돌비늘처럼
한 때를 호시절이라 만끽하고 있으니
층층시하 눈높이를 어찌 감당하랴,
겨우내 응달이 침잠沈潛에 들었는데
애써 갈애渴愛를 져버리라 하는가
"詩作에서
목마름을 渴愛하다"
(명상음악 -물가에서 밤을 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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