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밤이 / 淸草배창호
그믐밤이 초승달을 재촉하고
눈꽃은 삭풍에 그저 침묵으로 일관해도
때 되면 환한 네,
일탈이면 어떠냐며 빙점氷點을 찍었다
무거운 심연深淵에 잠길 어둑할 질곡을
처마 끝 외등처럼 걸어두고 싶어도
이별은 만남을 위한 준비라지만
아름다운 것일수록 머무름도 짧아
져버릴 수 없는 몹쓸 정을,
꽃이리이면 어 이하랴!
시간과 조류는 기다려 주지 않는데
떼려야 뗄 수 없는 빛과 그림자처럼
날 새면 이내
통정通情하길 바라는 마음인데도
내 안에 직관이 꿈적도 하지 않으니
외따롭게도 눈꺼풀만 하얗도록 무겁다
"꽃이리= 꽃이 필 무렵"
박경규 작곡 꿈의 연가(팬파이프 연주)
'詩篇(推敲)詩房'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눈꽃 (冬雪花) / 2- 33 (0) | 2023.01.26 |
---|---|
백야白夜 / 2- 32 (0) | 2023.01.16 |
겨울나기 / 2- 30 (1) | 2023.01.08 |
먼동이 틀 때이면 / 2- 29 (0) | 2023.01.02 |
욕망의 바람이 끝날 때까지 / 2- 28 (1) | 2022.12.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