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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초의향기/산문의 房

백일홍은 피었는데

by 淸草배창호 2011. 2. 8.

 

백일홍은 피었는데 /淸草배창호

 

때가 되면 어김없는 윤회를 실감한다.
시절 인연의 행보가 자연이 베푸는 사랑이라 생각하니
경이로움 그 자체이고 위대한 감사함이다.

 

칠월이 되면 하늘도 뜨겁고 땅도 달구어져
초록의 잎새도 기운 빠진 축 늘어진 모습이다.

 

폭염에도 장맛비에도 아량 곳 없이
여름이면 단아한 분홍빛 모습이 아름다운
벙긋한 내 님 입술 닮아 시나브로 피는 사분한 매력에
잔잔한 가슴에 물결처럼 일렁이게 하였으니
쳐다만 봐도 은은한 친근함으로 날 반겨주었다,

 

이르면 초순에 시작한 피움이
이 여름 내내 가을의 문턱까지
한껏 거러지 않고 꽃을 피우니 참으로 진국이다.

 

나무는 연륜을 더해 갈수록
한층 격을 더해 고매한 운치를 낳는데,
사람도 저 고목처럼 격조의 품위를 닮을 수 없을까?


인생 백년이라 하는데,

자연이 무상으로 수놓는 질박한 아름다움에
한껏 부푼 가슴이 요동치고 있다.

 

백일홍은 피었는데
함께 할 수 없는 그리움만
묵묵부답 가슴앓이 이 여름이 한없이 달아오른다.

 

마음만 돌리고 보면 그 아무것도 아닌데,
말은 언제나 쉽지만
언행일치言行一致 하는 행간이 참으로 어렵다,

 

부드러움이 강함을 누르듯이
생각의 차이에서 오는 주관이 올곧다 보니
평행선의 줄달음이 시절 인연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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