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야! / 淸草배창호
안개꽃 시야가 희붐할 무렵이면
바람벽조차 허기진 찬 서리 농단으로
고드름처럼 날 선 서막에도
네 생애 뛰어든
동녘은 거역할 수 없는 지평의 요람이다
뼛속까지 오그라들게 하는
기울어진 빗금의 창(時流)도
소망이 닿는 날, 이내 사그라지고 말
놓고 가는 성에의 흔적 같은
무늬 없는 미완의 신기루일 뿐인데,
갈림길에 서성이는 빛살들이
세월의 옷을 입고 있는 과녁을 향해
형체를 고집하지 않으면서도
다투지 않고 쏟아지는 열정처럼
내 안에 욕심 하나 어찌하리,
지문처럼 닳은 세월도 빛으로 정점을 찍는
상생으로 옭아매어 볼까 해도
야속해도 놓고 가는 양면의 흔적들일 뿐,
흐를수록 노도 하는 함성의 물결은
거슬 수 없는 바다 같은 깃발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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