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山菊에 취하다 / 淸草배창호
산자락 바위틈에 현애로 빚은 山菊이
풀어헤친 군무로
깊어가는 가을이 절창이지만
해 질 녘,
어스름 길 들고 보니
소슬바람은 어쩌자고
꿈에라도 그리운 그윽한 네 향기
가는 세월 붙잡을 수 없음을 한탄해도
찬 서리 오한에 설화雪花를 뒤집어쓴
한철만의 뒤엉킨 그리움마저
낯익은 은유라며 시선을 거두라지만
끝없이 반복되는 오늘
아낌없이 격조를 다 하는
가히 이 계절의 으뜸인데
시절 인연이 서성거린 행간에서
이별을 예감하는 석별의 정인들 어쩌랴,
저무는 해거름이
이렇게 곱게 저물 수 있는 날
담담히 우려낸
만추라는 고조가 있기 때문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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