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국 / 淸草 배창호
풍상風霜에
이리저리 휘다 만 청솔의 군락에도
이글거리는 빛살의 유착에
푸름의 가지마다 천혜의 일산日傘이 되었다
하지夏至에 걸맞게 방심의 허를 찌르는
초하의 볕을 진부하게 쏟아 내건 만
신록이 내로라하리만큼 넘치는 숲에도
담채淡彩로 빚은 산수국이
세속을 잊게 하는 그늘 잇는 소리를 놓았다
세월을 입힌 질그릇같이
솔바람에 얹힌 향기조차
드러나지 않는 몽환적인 서정을 입은 네,
꿈에도 그리는 하늘 낯빛을 닮았고
해거름 놀을 닮은 보조개는
서늘한 그늘조차 무색게
하나 같이 변신에 능한
온 몸을 전율케 툭툭 튀어나오는 예 있더라
"담채淡彩= 엷은 채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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