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詩篇(推敲)詩房

오독誤讀의 상흔을 /시.83

by 淸草배창호 2020. 11. 14.

오독誤讀의 상흔을 / 淸草배창호

 

애환의 뒤안길 역사처럼
한 시대를 풍미했든 백열전구 삿갓 등에서
수은 가로등의 변천이 엊그제였었다지만,

할퀸 자국만 헤집고 온 너덜너덜한 자화상이
끝없이 유영하는 군상의 무리는
지금도 표류의 구렁텅이에 빠져 공전만 하고 있다

 

흑과 백의 색깔마저 혼돈을 거듭 나도
관습이라며 내성을 키운 독심술로
이분법의 양날도 꿈의 잔영이라며 마다치 않았다

 

진부한 서술조차 격랑의 생채기인데
모세혈관처럼 흐르는 신문물에
빛살보다 빠른 세월의 전이가 하늘 높은 줄 몰랐다

 

타고 난 면면들의 빛과 그림자마저도
틈새로 스며든 빛살에
보란 듯 억새의 억척을 민들레처럼 피웠듯이

산야에 널린 풀 한 포기조차도
누울 때를 알고 일어설 때를 알고 있는데.
어찌하랴? 잘 못 읽고 있는 誤讀의 상흔을

'詩篇(推敲)詩房'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낙엽이 가는 길 /시.85  (0) 2020.11.19
나뭇잎 /시.84  (0) 2020.11.16
억새는 /시.82  (0) 2020.11.10
산의 얼굴 /시.81  (0) 2020.11.04
홍조의 가을을 빗다 /시.80  (0) 2020.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