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이 가는 길 / 淸草배창호
참 곱다
쪽빛 치마 색동저고리
고운 네,
절색이 어디 갈까마는
나빌레라 춤사위에 동공이 멎었는데
소슬바람이란 놈이 차마 그냥 보낼 수 없어
시새움의 서리 짓이 한창이란다
이리 굴리고
저리 굴러
밟히는 것도 서러운데
이내 다가올 동토凍土의 자리매김에
잘난 한 때도 속수무책이라서
오금 저린 나신이 될 터이지만
텅 빈 허허로움조차
충만이라며 안고 뒹군다
바람은
불어야 바람이란 걸 모를까마는
떠나가는 옛사랑만 바스락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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