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을 품은 네, 山菊 /淸草배창호
서정이 내려앉은 산자락에
무서리가 내릴 이맘때면
산바람이 갈숲을 마구 흔들어대도
켜켜이 쌓인 향기를 담아내는 고즈넉한 네,
달무리는 산허리를 휘감아
가을을 지피는 자지러진 달빛 아래
찻잔 속을 물 들인
아슴아슴한 그리움 같은 거,
지천으로 흔적을 남기는
솔바람 스침조차 한 획을 긋듯이,
어찌 흠모로 빚지 않을까마는
그윽한 달빛을 마시듯
오랜 세월 너무나 깊어서
늘 입에 달고 사는
지겹게도 눈에 콩깍지 씌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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