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詩篇(推敲)詩房

희나리 /시.72

by 淸草배창호 2020. 9. 25.

희나리 / 淸草배창호


간밤에 내린 무서리,
가지 끝 나뭇닢 사이로 노을빛 산하가
엊그제까지만 하여도 늘 푸른 혈기를
쉬이 떨쳐버리지 못해
뒤돌아보기에 소일을 일삼았다

 

이미 불붙은
소요의 가을빛에 마음을 빼앗긴
소슬바람에 달랑이는
저 한 잎의 낙엽마저도
모락모락 피어나는 갈애로 빚었으니


마구 눈멀어 콩깍지 씌웠나 보다

이 뛰어남을 어디에 두고
생채기의 자국마저도 요동치는
사무침은 가지마다 맴돌아
고조한 잎새마저 한때의 꿈이라 해도
괜스레 눈시울이 젖는 까닭은.


Erste Liebe Meines Lebens / Monika Martin

'詩篇(推敲)詩房'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 소곡 /시.74  (0) 2020.10.09
달빛을 품은 네, 山菊 /시.73  (0) 2020.10.02
꽃무릇 /시.71  (0) 2020.09.22
잎새의 몫이라며 /시.70  (0) 2020.09.21
가을 묵화/시.69  (0) 2020.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