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빛(秋色) / 淸草배창호
간밤에 내린 무서리,
엊그제까지만 하여도 늘 푸른 혈기를
쉬이 떨쳐버리지 못해
가다 서다 뒤돌아보기에 분망하였더라
밀고 당기기의 소용돌이에
하루가 멀다고 풀어헤친 옷고름,
화촉을 밝힌 만산이
백미白眉가 되었으니
이 잘난 시절 앞에
동공이 요동치는 것도
지난 생채기의 자국마저도
만끽할 수 있음이 인지상정이라서
졸졸 산내천이
굽이굽이 더 넓은 꿈을 그리듯이
한껏 고조한 잎새마저도
지나가는 한 때의 결이라 해도 이 절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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