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는 피었건만 / 淸草배창호
새벽녘,
서산마루에 걸려 있는
낮달 같은 초승달을 보고 있노라니
잠 못 이룬 두견의 마음을 알 것 같다
솔가지도 이내 봄 순을 밀어낼 터이고
떨칠 수 없는 애환으로 남겠지만
초록의 풀물이 든 산등성이 솔가지
아무렴 네, 어찌 잊을까 마는
그리움이 퇴적처럼 쌓여
돌 비늘이 되었다
쉬어가는 봄바람 늘어 잡고
짐짓 모른 체 뒷짐만 지고 있으니
유별나게 빼닮은 네가 싫다
언제인가 떠날 임처럼
온통 분홍빛 물결이 기다렸다는 듯이
진달래 지천으로 자분자분,
춘정春情이 불사르면
약도 없다 하거늘
어쩌랴 피할 수 없는 바람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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