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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의향기/♧옮긴 詩(모음)

목련 / 활연

by 淸草배창호 2015. 3. 2.

       목련




방죽길 벼락 별자리 비구름 울렁거리던 모래폭풍이었다
눈먼 물고기 방사한 희뿌연 밤의 부력이 들어 올린 민무늬 울컥거리는 심방에 너는 있다
지옥에서 보낸 한철* 섬모처럼 늘어진 꼬리를 당기면 희미한 바깥이 보인다 
나무를 기어오른 진흙의 시간이 피었다 지고 는장이 푸른 물든 오래된 쓴맛 입안에 돈다 
어느덧 낭창거리는 무른 가지 늘어뜨리고 어느 저녁 수정 눈 흔들리겠다
벙긋이 발아한 너를 무참히 뭉갠 나날이 묵음으로 돌아온 메아리를 나는 연애라 부른다
물거울에 비친 널 흔들어보지만 이삭꽃차례 무너져내리듯 무영등 일제히 꺼진 봄날의 뒤란이 있다
진흙 무릎에 괸 부종을 짜내면 차오르는 꽃너울 
희디흰 종주먹 쥔 꽃망울이 허공을 두들긴다 나뭇가지 연못에 잠든 연을 흔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