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전說戰/ 淸草배창호
눈칫밥 먹듯
수난을 겪었던 반세기,
밟히고 밟히다 보면 관습이 되어서
풀의 근성은 타고났다 하여도
못다 핀 마른 애 꽃 하나
장방의 속 뜰에 두었더라
해는 오늘도 솟는다는 신념으로
참고 견딘 세월이 어이 하루 이틀이든가
산천초목이 변해 가듯
흑백의 논리도 희석되어 가건만
골 깊은 뿌리의 논쟁들이
깊도록 스멀대고 있으니
어이 눈 부신 햇살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으랴,
해거름 땅거미가
한낮의 의미를 부정하려 드는데
침묵으로 일관한
넘지 말아야 할 빗금을 그은
편견은 결코 온전한 몸꼴이 아니라
분별이 설 자리를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