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밤( 推敲) / 淸草배창호
어스름 땅거미 내리면 열 꽃핀
후줄근한 하루를 실바람으로 달랜다
들녘에는 달빛만 찰랑대고
내일이 없는 하루살이의 허투루에
눈꺼풀이 한 짐인
별조차 갈지자 하품을 해댄다
통념으론 딱, 요만치 오뉴월인데
쉬 삭힐 수 없는
절규 또 한 흘러가는 것인데도
누구에게는 애끓음이기에
목이 쉬도록 울고 있는지 모른다
삼백예순날
단 한 번 허락하는 은하수도 있건만
동창이 밝으면
언제 그랬냔 듯이 시침 뚝, 땐
한길 속 사람 마음
그대로 쏙 빼닮았으니
괜스레 배울 걸 배워야지
보챈다고 될 일도 아닌 걸,
오직 네 탓이라고 개굴개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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