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밤( 推敲) / 淸草배창호
어스름 땅거미 내리면
들녘에는 달빛만 찰랑대고
열 꽃핀 후줄근한 하루를 실바람으로 달랜다
내일이 없는 하루살이의
일생에서 무한의 전율이 일어도
쉬 삭힐 수 없는 절규 또 한 흘러가는 것인데도
눈꺼풀이 한 짐인 별조차 갈지자 하품을 해댄다
통념으론 딱, 요 만치인데
누구에게는 애끓음이기에
짧은 밤 다하도록
목이 쉬도록 구슬피 울었는지 모른다
단 한 번 허락하는 은하수도 있건만
괜스레 동창이 밝으면
언제 그랬냔 듯이 시침 뚝, 땐
한길 속 사람 마음 그대로 쏙 빼닮았으니
어쩌랴 배울 걸 배워야지
보챈다고 될 일도 아닌 걸,
오직 네 탓이라고 개굴개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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