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소곡 / 淸草배창호
해맑은 낯빛이 그윽한 청자를 빚었다
고추잠자리 스산한 해거름인데도
구애가 한창 시시덕 휘지르며
서슬 퍼런 영화도
한 치 앞을 내다볼 줄 몰랐다
빼어난 곡선은 아니지만
낭창한 곁 지기를 빼닮았으니
메밀꽃이 그렇고
가녀린 코스모스가 그렇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호젓한 네,
어쩌랴 무망에 걸린 갈꽃 대궁을 닮아
곰삭은 한때도 이내 사위어 가는데
호시절 어디에 두고 차마 예까지,
갈바람이 이내 거두어갈지라도
딱, 이만 치면 욕심이 아닌데도 어이해
혼신을 불어 넣는 사색에 베갯머리 뉘었으니
텅 빈 무심만 훠이훠이!
가을 앓이에 서늘한 그리움만 귀로에 든다
Mila Khodorkovsky - El pescador de perla
(소환의 시간)
유튜브 동영상의 가을 소곡은 유트뷰 시작 전의 글이지만,
유튜브로 전국에 알려진 계기가 되었다
온라인의 활성화로 줄 곳 인터넷에 머문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詩篇이 영상으로 제작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우리네 정서에는 삼세번이라는 3의 숫자가 있다
2018년 심근경색으로, 응급 1차 경상대 응급센터에 이송되어
관상동맥 세 군대가 막혀 심장 개복수술을 받고서
재생의 삶을 연명할 수 있었지만,
같은 해,
다시 막혀 스텐트 시술을 받았으나(1차 시술)
꾸준한 약 복용과 운동으로 오늘날까지 잘 버텨 낸 결과였어도
2024년 10월 4일(금요일)
탁구 체육관에서 운동 후,
휴식 시간에 정신을 잃고 쓰러져
체육관에서부터 심폐 소생 압박으로
119 이송 되고 심정지를 면할 수 있어
경상대 외상센터에서 곧바로 시술(2차 시술),
관상동맥 두 군데가 막혀 시술에 실패,
중환자실에서 대기,
사흘 뒤 ,
굴착 시술을 택하신 교수님과
그 후 남은 혈관 시술을 마무리하는 두 분의 교수님으로
시술되었고 성공이라는 삼세번,
나는 오늘 삼세번의 덕분으로 가퇴원하고서
이제 남은 제 삼의 황혼의 삶을 이어가게 되었다
잠시 연명한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 모르겠다
작가의 삶에서,
淸草의 남은 자투리 시간일지도 모르겠으나
단 한 번도 나의 이름으로 활판 책을 남기지 않았으니
비록 拙文이지만 따끈한 활판 冊,
詩句를 남기고 싶은 작은 욕심 하나 소망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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