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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채의향기/가을의 詩編

꽃무릇 / 3- 60

by 淸草배창호 2024. 9. 24.

꽃무릇 / 淸草배창호

그윽한 가을 초입의 고요한 이맘때면   
유정幽靜의 접싯불 밝히며 
귀뚜리 울어대는 아득한 옛적부터 
해로할 수 없는 슬픈 언약이
꽃술에 아롱진 그리움을 피웁니다

이제나저제나 오직 당신이지만
그리움도 지나지면 독이 된다는 것을 
달빛에 문드러진 가슴 한쪽
토혈을 쏟은 생의 불꽃을 지피는 꽃무룻
비바람에 씻겨 갈 그 길을 차마 어쩌지 못해

어긋난 조각들이 상흔을 파고들듯이
전설로 핀 이끼 낀 돌담마다
아물지 못한 시름 깊은 풍유諷喩로 빗댄
두고 온 속세에 매듭조차 끊지 못한 
구름에 묻힌 낮달이 된 애절한 넋이여!

뒷담 벼락 앞에
얼마나 사무쳤으면 자리보전하였을까,
소로소로 댓 닢에 구르는 빗소리를 들으며
애달프도록 기다리다 화석花席이 된 네, 
한탄에 겨워 핏빛 눈물샘 오롯이 피었더라

Nocturne(야상곡 녹턴) - Secret Gar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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