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풍朔風에도 / 淸草배창호
엄동嚴冬 응골 바람에 진눈깨비로
성긴 결로의 뒤안 대숲에는
날 선 댓 닢의 사각 사각 으스러지는 소리가
칠흑에 든 사방을 채우고 있다
야멸찬 혹한의 삼동三冬을 휘젓는
변방의 아스름한 연민의 정적은
묵은 안부를 묻는 기척으로 여겼는데
비록 곁을 나눌 냉소冷笑조차 없다는 거,
빈 가지에 소리 없이 쌓이는 싸리눈에서
먹물을 가득 묻힌 눈썹달이
상고대 핀 새벽을 차마 떨쳐버리지 못한
북풍 창을 넘나드는 이 고난의 형국을,
젖빛 운해로 덮인
허세의 목쉰 바람이 천연스럽게
겨울 안거冬安居의 칩거가 펼쳐졌어도
지난밤 관조에 든 서릿발만 지르밟아
남택상 - Who Are W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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