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유의 봄 /淸草배창호
남쪽 가지에 매달린 봄의 전령이
시렁에 맺힌 햇빛처럼 지평의 행간에는
아픔만큼이나 앳된 성숙을 빚은
차고도 맵게 들쑤시는 봄이
덕지덕지 튼 수간樹間마다
동공조차 깍지 씌운다
퀭한 오한의 동토凍土에서
엄동을 털고 온 춘정春情이 있었기에
이슬을 탕진하며 가는 동안 눈을 틔웠고
서정抒情을 귀띔해 주는 속 뜰인 줄 모르고
이맘때면 눈부신 미혹이 춘몽 같아서
환하게 부풀어 오르는 노란 꽃별의 전사들,
툇마루에 걸터앉아
흠모하는 탄성의 이 신음을 어찌할까
한때도 잠시 잠깐이라 해도
어느 날 문득 하나의 예리한 통증으로
살아난다는 걸. 알았을 뿐이라지만
가히 볼수록 생색을 낼 만도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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